고기는 집에서 먹는 것보다 나가서 먹는 게 기분도 좋고 맛도 좋으니까 경기도 인근에 맛난 식당 없나 항상 찾아 헤매고 있었다. 제주도에서 먹는 흑돼지 맛이 그리워서 가볼 만한 집을 몇 군데 서치 한 다음, 첫 번째로 가게 된 곳이 성남 율동공원 근처에 붙어있는 경기도 광주 오포읍에 있는 신현식당이다. 찾다가보니 참 위치가 생뚱이다~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인근에 골프장 CC가 있어서 그거 보고 장사하시는 것 같기도 하다. 암튼, 아직 가볼 집이 여러 군데 있음에도 첫판부터 입에 쫙쫙 붙는 맛난 집이었고, 정말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사장님의 후한 인심도 더해져서 좋은 식사 경험을 했다.
평일 점심에 방문하면 생기는 일
점심시간은 좀 붐빌까봐 일부러 오후 1시쯤에 갔더니, 사장님께서 고기는 있는데 찬이 다 떨어졌다는 말씀을 하신다. 엥? 무슨 식당이 오후 1시부터 반찬이 없단 말인가! 알고 보니 이곳은 점심 특선 메뉴로 '숯불 제육 정식'이나 '김치찌개 정식'을 판매하고 계시는데, 점심시간 동안 워낙 사람이 몰라 정식에 나가는 반찬이 그만 솔드 아웃! 되었다는 사연이었다. 나는 점심 특선 메뉴 말고 고기 구우러왔소~ 하고 답변드리고서야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들어가 보니 내부 규모가 작지 않고 테이블도 많았는데, 반찬이 다 떨어져서 손님을 못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되었단 말이가? 하는 생각에 왠지 맛집일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흑돼지 오겹살과 생갈비살을 주문하고 한창 먹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 사장님께서 점심때 팔던 제육고기가 좀 있는데, 맛이라도 보겠냐고 하시더라~ 아무래도 처음에 반찬 떨어졌다고 안내하신 게 좀 미안한 마음이 있으셨나 보다. 감사해서 OK 했더니, 아 글쎄! 이건 뭐 맛보기 시식용이 아니라 아예 1인분이 나온 것만 같았다. 시킨 고기만 해도 배가 꽉 차는데 이리 많이 주시면 감사해서 과식할 수밖에 음따! ㅋㅋㅋㅋ 제육 맛을 보니 불향이 살살나고 달달한 맛이 강한게 밥이랑 궁합이 너무 좋았다. 이래서 점심시간에 그리 사람이 많았나 보다.
맛있는 고기를 서비스로 받아서 당연히 기분이 좋았지만, 요즘 이런 서비스 참 만나기 어렵고, 식당 하시는 분들 물가가 올라서 상추 리필 요청에도 마음이 내려앉는다는 기사들을 쭉 보다 이런 마음 내어주시는 사장님 만나니 너무 기억에 남는다. 이런 마인드로 사시는 분은 인생이 흥해야 함으로 앞으로 가족을 더 데리고 재방문할 계획이다. 다만, 이글을 보고 왜 우리는 서비스 안주나~ 이런 마음으로 방문하시면 자신도 모르게 인생 꼬일 수 있으니 주의하자. 호의를 베푸는 사람에게 보따리 내놓으라고 하는 짓은 하지 말자, 정말
제주 흑돼지를 멜젓에 찍어 먹는 맛
신현식당은 첫 주문은 같은 고기로 2인분 이상을 기본으로 해야하고, 추가 주문은 아무 고기나 1인분씩 추가할 수 있다. 둘이서 오겹살 2인분 주문하고, 내가 너무 사랑하는 돼지 생갈비가 있어서 흑돼지갈비 1분을 함께 주문했다. 고기는 초벌로 나오고 불은 숯불 화로식으로 제공되어서 너무 편했다. 화구가 있는 테이블은 앉을 때 좀 걸리적거리는 게 있는데, 화로는 가스버너 처럼 그냥 테이블에 올리는 식이니까 편안하고, 초벌 돼서 나오니까 고기도 빨리 익고 좋았다.
잔뜩 기대한 오겹살은 좀 부드럽고, 내 기대보다 고소함이 좀 적어서 약간 목살같은 느낌이 나서 내 취향엔 안 맞았다. 대신 생갈비가 어찌나 고소하고 맛있던지... 돼지 생갈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먹어보시라 추천하고 싶다. 혹시 오겹살이 기름져서 잘 안먹는 분들이라면 이 집 오겹은 도전해도 좋을 것 같다. 고런 디테일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아주 고기가 좋고 무엇보다 멜젓을 주셔서 어찌나 반갑던지~ 멜젓이 강하지 않아 고기를 퐁당 빠뜨려서 먹으면 침이 주르릅!
기본 찬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추 장아찌이다. 고추를 파채처럼 가늘게 썰어서 간장 장아찌 국물에 어찌저찌 한것 같은 느낌인데, 알고 보니 고추가 아니라 할라피뇨란다. 이 역시 안주인께서 직접 만드는 반찬이라고 하는데, 이런 스토리는 옆 테이블에서 손님이 너무 맛있다고 호들갑스럽게 칭찬을 해서 서빙하던 안주인과 나눈 대화를 듣게 돼서 알게 되었다. 사실, 괜한 호들갑은 아니고 진짜 특별하고 맛있고, 고기와 찰떡궁합인 특색 있는 찬이 었다. 많고 많은 고깃집인데, 이런 개성 가진 곳이라면 선택의 기준이 되기도 할 것이다.
가까운데 외곽에 놀러 온 듯한 분위기
신현식당은 크게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듯하다. 일반적인 내부 홀이 있고, 실내 발코니 같이 외부 창과 연결된 복도식 좌석이 있고, 아예 야외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꽤나 규모가 크다. 나는 발코니 쪽에 앉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외부와 연결되어 있다 보니 그냥 식당보다는 좀 한적한 느낌이 나서 좋았다. 자리에 앉으니까 창을 바로 열어주시고, 더우면 이야기하라고 친절한 안내도 해주시는데.. 거참 사람들 볼수록 괜찮네, 그려.
배부르게 먹고 야외 좌석을 구경했는데, 밖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트램펄린 같은 것도 있어서 가족 외식 장소로도 좋을 것 같았다. 다만, 주변이 한적하기보다는 빌라 건물이 우후죽순 섞여 있어서 기분이 확 살진 않는다. 밖에 주차 공간도 있는데, 아주 넓지도 좁지도 않아서 어지간하면 주차는 될 것 같긴 하다. 우리처럼 평일 낮에 방문한다면 주차 걱정은 아예 없을 듯한데 주말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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