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 믹스 커피는 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끊을 수가 없다. 커피만큼 중요한 게 커피잔인데, 믹스 커피는 용량이 적어서 종이컵 사이즈의 커피잔이 필요했고, 그래서 구입한 것이 바로 스타우브의 세라믹 시리즈에서 나오는 머그컵 S 사이즈이다. 보통 머그컵 하면 대략 320ml~400ml 정도가 일반적인데, 믹스 커피를 맛있게 타먹으려면 그 보다 작은 200ml 정도가 좋다. 그동안 마음에 드는 믹스 커피잔을 찾고 찾아봤지만 요런 사이즈로 딱 떨어지는 잔들이 많이 없어서 구입을 미루고 있었는데, 마침 추석이라고 스타우브 공식몰에서 일일 특가 세일 행사를 하길래 한번 질러 보았다.
스타우브 세라믹 제품, 프랑스산이 아니라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스타우브는 주물 냄비로 유명한 프랑스 브랜드이다. 어찌나 프랑스를 강조하는지 냄비 장식물로 프랑스 국기 문양의 리본까지 제공하고 있고, 스타우브를 너무 사랑하는 이들은 이 쓸모없는 포장 리본도 버리지도 못하는 걸 참 많이 봤었다. 그렇게 프랑스 강조하더니, 왜 세라믹 제품들은 중국산일까? 왜 하필 많고 많은 나라 중에 가장 찝찝한 중국인지 심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스타우브의 세라믹 라인들은 한마디로 식기, 그릇 제품들인데, 스타우브와 쌍벽을 이루는 르쿠르제가 이런 세라믹 식기 라인을 먼저 구비하고 있어서 좀 따라한 기분이 든다. 르쿠르제 세라믹들은 대만에서 제조되는데, 따라 할 거면 이런 거나 따라 하지 스타우브는 왜왜 중국이냐!
온라인에는 스타우브 세라믹 제품의 원산지를 포르투칼로 표기한 곳도 많은데, 스타우브 공식몰에 질문을 해보니 처음에는 포르투갈에서 만들다가 중국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악! 왜 바꾼 거야~ 포르투갈 하면 큐티폴 커트러리가 딱 떠올라서 신뢰가 팍팍 가는데, 중국 하면 짝퉁이 딱 떠올라서 느무느무 찝찝하다. 처음 스타우브 세라믹 제품들은 대략 알록달록이 많아서 스타우브 고유의 빈티지한 색감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관심을 안 두고 있었는데, 스타우브 화이트 트러플이라는 색상 라인이 새롭게 나온 후에는 중국 제조가 더 원망스럽다. 중국에서 만들 거면 이쁘지나 말지~ 사람 마음 심란하게~
머그컵 이외에도 접시며 오목한 그릇들이 참 이쁘고, 쓰임도 좋을 것 같았는데 '메이드 인 중국'이라는 글씨와 마음의 타협이 되질 않았다. 아마 포르투갈 제품이었으면 그릇 한 세트를 질렀을지도... 이건 뭐, 지름신 방지해 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지~ 그나마 다행인 건 머그컵 궁둥이에 적힌 메이드 인 차이나는 매직블럭으로 지워졌다. 그걸 지우고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한데, 왜 그런 걸까? ㅋㅋㅋ 그래도 중국산이라는 정체성은 지울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더 이상 스타우브 세라믹을 구입하지는 않을 것 같다.
가볍고 실용적이지만, 섭섭한 퀄리티의 스타우브 머그컵
실물확인을 못하고 온라인으로만 주문했더니 사진과 다른 색감과 질감이 느껴져서 조금 실망스러웠다. 게다가 4개의 색상이 통일도 안되었다. 이런 거 싫으면 매장 가서 내 눈으로 확인하고 하나씩 고르는 걸 추천한다. 상상으로는 좀 빈티지하고 묵직하면서 그레이 색상일 것 같았는데, 하나만 좀 그랬고 3개는 약간 멀건 청색빛이 돌아서 광주요 도자기 그릇 같은 느낌도 든다. 물론, 광주요는 단안하고 품위가 있지만 스타우브는 그런 느낌은 없고 그냥 광주요 색상을 카피한 듯 비슷한 느낌만 있다.
아주 반질반질하게 유광 코팅이 심하게 되어 있어서 살짝 산티 느낌도 스물스물~ 유광과 무광에 대한 선호도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다. 암튼 나는 싫었고, 이번에 세일할 때 구입하지 않았으면 완전 반품 각인데, 그나마 저렴하게 구입해서 그냥 쓰기로 했다. 믹스 커피 타먹기 좋은 머그 잔을 그동안 늘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딱 알맞게 찾기가 좀 어려웠기 때문이다. 아무튼 난 스타우브는 냄비지 그릇까지는 좀 아닌 걸로~
스타우브 머그컵의 장점이라면 식기세척기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스타우브를 사기 전에 쓰던 건 이천 사기막골에서 도자기 작가님들이 만들어 파는 핸드메이드 도자기 제품이었다. 이천 사기막골의 우비그릇이라는 브랜드인데, 도자기 컵에 호두나무 손잡이가 달린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릇 세트까지 왕창 지르고 나온 적이 있다. 흙으로 만든 도자기 컵이라 커피를 담으면 따뜻함이 오래가고, 감촉도 좋고, 감성도 만점이라 다 좋았는데, 호두나무 손잡이 때문에 식기세척기 사용을 못하는 게 최대 단점이다. 몇 년 쓰다 보니 호두나무의 매력적인 색상은 다 없어져 버렸고, 컵 하나는 그만 깨지고 말았다. 이래 저래 2% 부족한 면이 있다 보니 우비 그릇의 머그컵을 더 구입하지 못하고, 다른 믹스 커피잔을 찾아 헤매고 있었던 거다.
스타우브 세라믹 머그컵은 그냥 실용적인 맛으로 한동안 사용해야 할 것 같다. 일단 앙증맞은 사이즈의 디자인이 귀엽고 무엇보다 믹스 커피에 최적화 되어 있으니 말이다. 새 머그컵을 식세기에 휘리릭 돌린 후 커피 한잔을 타서 먹다 보니, 맥심에서 사은품으로 스타우브 세라믹 머그잔 S를 고려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 가격 생각하면 스타우브 컵의 사은품으로 맥심 커피를 줘야 하나???? 암튼 둘은 찰떡궁합이고, 내가 필요한 용도에 딱 맞게 물건을 골랐으니 여러 가지 섭섭한 점들은 잠시 눈을 감아보기로 한다.
'쓰임 좋은 살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념 소분용기 추천, 셀러메이트 유리병 10년만에 재구매 (0) | 2023.10.09 |
---|---|
글라스락 퓨어화이트 유리 밀폐용기, 내가 알던 그 반찬통이 아니네? (0) | 2023.09.20 |
트라이탄 밀폐용기 반찬통 추천, 고트만(Gotman)이냐 옥소(oxo)냐 (2) | 2023.08.20 |
킨토(kinto) 카코미 전골냄비, 인덕션 가능한 예쁜 도자기 냄비 (0) | 2023.07.31 |
다이슨 유선 청소기 헤드 구매대행 후기, 고객 서비스센터 보다 낫더라 (0) | 2023.07.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