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질감을 흉내 낸 무늬목 말고, PB, MDF로 채워진 가구 말고, 진짜 진짜 속부터 바깥까지 자연의 생 나무 그 자체를 깎고 붙여 만드는 게 원목가구다. 요즘은 워낙 기술이 좋아서 원목을 얇게 져며서 겉만 붙이거나 무늬와 질감을 감쪽같이 재현한 가성비 넘치는 가구들이 원목 가구인 것처럼 소개되고 있지만, 실제로 리얼 원목 가구와는 사용감의 차이는 확실하다.
다만, 가격이 높고 무겁고 관리가 약간 까다로운 어려움 때문에 쉽게 선택하지 못하게 되는데.. 늘 괜찮은 원목 테이블을 갖고 싶은 마음은 떨칠 수가 없었다. 결국은 '애프터문(aftermoon)'이라는 가구 공방에서 아담한 좌식 테이블을 주문하게 되었는데, 이후 지금까지 9년째 이 테이블을 사용하면서 나는 진짜 원목 가구의 진가를 깨닫고 있다.

가구 속 정성이 보이는 애프터문 공방
애프터문은 가구 공방인데,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으로 보이는 그들의 일상에서 그들이 가구를 어떤 생각으로 만드는지 엿볼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심플해서 나의 추구미와 일치했고, 공정 하나하나 꼼꼼히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구매 이후 9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면 그들은 처음 그대로인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이 깎고 다듬어서 배송까지 직접 해주는 그런 가구, 정성 깃든 그런 물건을 한번 경험해 보고 싶었다.

정말 갖고 싶었던 건 근사한 원목 식탁 테이블이었다.
반드시 6인용 이상의 큰 원목 식탁을 두고 싶었는데, 문제는 그것을 둘 마땅한 공간이 없다는 것! 그런 원목 식탁에 대한 로망을 조금이라도 달래고자 거실용 좌식 테이블을 구입하게 되었고, 식사도 할 수 있게끔 조금 넉넉한 사이즈로 고른 것이 바로 '애프터문 로테이블' 이다.
주문 제작방식이라 나무와 사이즈를 고를 수 있었는데, 밝지만 좀 평범한 오크(참나무)와 어둡지만 멋있는 월넛(호두나무)이 있었고, 난 주변 공간 분위기를 고려해 오크를 선택했었다. TV를 올려둔 거실 서랍장이 오크 무늬목 필름을 입힌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소파 앞에 오크 테이블을 매치하자 비슷한 컬러의 거실장과도 잘 어울려서 다행이었다.
자꾸 만지고 싶은 오크 원목
애프터문 오크 테이블은 사진에서 보던 그대로의 디자인이었고, 사진에서 볼 수 없던 놀라운 촉감을 안겨주었다. 테이블 상판을 손끝부터 팔꿈치까지 총 동원해서 쓸어보면 그렇게 부드럽고 매끄러울 수 없으며,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수록 스킨십이 정말 따스해진다. 공간 분위기만 코지한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감 자체가 코지 그 자체다.

상판과 짜맞춤으로 연결된 다리 역시 자꾸만 더듬거리고 싶어 지게 매끄럽고 기분 좋은 촉감이다. 실오라기 하나, 티끌 하나 걸리지 않는 매끄러움이랄까? 만든 분이 얼마나 세심하게 마감을 했는지 테이블을 쓰면 쓸수록 감탄만 느껴진다. 테이블을 쓴 지 몇 년 동안 정말 나는 변태처럼 오크 테이블을 문지르며 감탄과 쾌락을 느꼈다.

거실 바닥에서 뒹굴뒹굴하다 보면 테이블의 아래면도 보이는데 어디하나 허투루 마감한 곳이 없어서 공방의 세심함이 느껴진다. 사실, 몇 번 이사를 하면서 공간도 달라지고 분위기도 바꿔보고 싶어서 유리나 세라믹 테이블로 바꿔볼까 싶다가도, 정교하고 단단한 오크 테이블을 도저히 놓아줄 수가 없어서 인테리어마저도 포기하게 된다.

원목 가구 구입 시 주의점
원목 가구는 나무 그 자체이기 때문에 나무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우리 집에 가진 몇몇의 원목 가구를 비교해 보니 시간이 갈수록 그런 점이 더 느껴진다.
애프터문 로테이블은 북미산 오크(참나무)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고급 수종으로 단단해서 오래 쓰는 가구를 선택할 때 가장 무난하면서 선호되는 수종이다. 편백나무 원목으로 만든 우리 집 침대 프레임과 비교해 보면, 편백 나무는 오크보다 조금 더 무른 편이라 사용하다 보면 나무가 쪼개지거나 떨어져 나갈 때가 있었다. 소파의 원목 프레임 역시 수시로 찍혀서 나무가 결대로 쪼개져 나간 일이 있었지만, 더 오래된 오크 테이블은 그런 일이 한 번도 없었다.
수종에 따라서 금액도 정말 다르고 그만큼 내구성과 사용감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히 '원목'이다가 아니라 '어떤 원목'인지를 확인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원목은 나무 그 자체이기 때문에 물에 취약하다. 물론, 오일 코팅도 하고 뭔가 처리를 하기는 하지만 오랜 시간 자주 물기에 노출되면 처음과 같은 예쁨을 유지하기 어렵다. 때문에 원목 식탁을 고르는 건 좀 더 신중해야 할 것 같다. 처음엔 원목 테이블이 로망이었지만, 좌식용 테이블을 쓰면서 다이닝 테이블을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좋았다는 생각도 든다.
원목 테이블을 쓰려면 테이블 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은데, 거실에서 차나 음식을 먹을 때에는 쟁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남편이 커피 머그잔을 그냥 들고 오면 늘 코스터를 사용하라고 잔소리를 하는 중이다.
지금 다시 원목 가구를 살 수 있다면 책상을 선택할 것이다. 책상은 가구와 스킨십이 가장 오래 이뤄지는 곳이니 질 좋은 오크 원목으로 구입을 했다면 어땠을까? 이사를 하더라도 책상은 자주 바꾸게 되는 아이템은 아니어서 지금 책상을 산다면, 오크 원목 제품으로 진지한 고민을 했을 것 같다. 가끔은 거실에 있는 오크 원목 테이블이 제발 책상으로 변신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길 정도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로다~! 흑흑흑

원목은 자연스럽게 에이징(aging)되는 특징도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짙어지는 현상이 있다. 나와 함께 늙어간다고 해야 하나? ㅋㅋㅋ 애프터문 오크 테이블도 색상이 점점 진해지고 있는데, 처음에는 거실장과 컬러가 거의 비슷했지만, 지금은 차이가 느껴진다.
리바트에서 구입한 내 책상은 무늬목 상판에 원목 다리가 결합된 제품인데, 처음에는 컬러가 차이가 없었지만 몇 년이 지나자 점점 다리만 책상이 변하고 있어서 가끔 웃음이 나온다. 뭥미? 원목 부분만 에이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은 원목 가구의 단점이라기보다는 나에겐 오히려 장점으로 와닿는데, 나와 함께 살아가는 교감이 느껴진달까? ㅋㅋㅋ
'나와 함께 여기까지 잘 왔구나~' 하는 느낌말이다.
'단정한 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편안하고 관리 쉬운 데일리 베개, 노르딕 슬립 (1) | 2025.11.18 |
|---|---|
| 이케아의 인기 암체어, 포엥 흔들의자 비우는 날 (3) | 2025.09.22 |
| 사용하기 쉬운 이불 정리법 & 침구 수납함 (8) | 2025.06.05 |
| 좁은 세탁실의 활용도를 넓혀준 벽부착식 미니 건조대 (1) | 2025.03.28 |
| 아파트 팬트리 정리 수납에 좋은 다이소 도이수납함 (4) | 2025.02.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