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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 좋은 살림

휘슬러 쿡탑 사고나서 알게 된 인덕션(Induction)과 하이라이트(Highlight)의 차이, 좋은 인덕션 고르는 법

by 김소보로 2023. 4. 1.

나에겐 이상한 공포증이 하나 있다. 바로, 가스레인지에 불을 켤 때 '띠리릭'하고 점화되는 그 순간이 엄청 긴장되고 가슴이 두근두근 댄다는 것이다. 사고 경험도 없는데, 왠지 불꽃이 크게 일어나서 얼굴에 화상을 입을 것만 같은? 이런 소심함 때문에 일찍히 인덕션에 대해 관심을 가졌는데 사실 당시에 인덕션에 대해 크게 아는 것도 없고 해서 그냥 백화점 가서 제일 좋아 보이는 휘슬러 쿡탑을 덜컥 결제해 버렸다. 
 
휘슬러에는 다양한 쿡탑 전기레인지가 있었는데, 경험이 없어 인덕션과 하이라이트를 모두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 타입을 골랐다. 그렇게 휘슬러 쿡탑을 사용한지 8년쯤 되었는데, 운이 좋았던지 잘 모르고 샀으면서도 쓸수록 만족스러워서 휘슬러 쿡탑을 쓰면서 알게 된 인덕션과 하이라이터의 차이와 장단점, 좋은 인덕션 고르는 방법까지 나눠보고자 한다. 
 

휘슬러 쿡탑
8년차 휘슬러 쿡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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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건 비슷해도 전혀 다른 '인덕션과 하이라이트' 

우리집 휘슬러 쿡탑은 인덕션(Induction)이 2구, 하이라이트(Highlight)가 1구가 있는 하이브리드(Hybrid) 타입이다.
인덕션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인덕션은 뭐고, 하이라이트는 뭐냐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전기레인지는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하이라이트는 전기로 열을 내주는 방식으로 마치 전기 난로처럼 빨갛게 달아오르는 모습이 보이고 가까이 다가가면 온기와 뜨거움이 바로 느껴지는 형태다. 가스불에 비하면 온도가 높아지는데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좀 저렴하면서 성능이 떨어지는 하이라이트를 접해본 사람들은 전기레인지에 대한 답답함을 느끼기 십상이다. 엄마들이 펜션이나 리조트 등에서 하이라이트를 처음 사용해 보고 영 답답해서 못쓸 물건으로 단정 짓고는 하는 것 같다. 
 
아무튼 하이라이트는 불을 직접적으로 접촉해 주니까 특별히 조리기구를 가리지는 않는다. 김이나 쥐포 같은걸 하이라이터에 올리면 연탄불마냥 구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휘슬러 쿡탑 하이브리드
(좌)빨간색불이 들어오는 하이라이트 1구와 (우) 색상 변화가 없는 인덕션 2구

 
인덕션은 '자기장'으로 열을 내는 기구이다. 자기장이 발생하려면 조리기구와 인덕션의 궁합이 서로 맞아야 해서 인덕션용 조리기구만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인덕션용 냄비, 프라이팬이 나오고 있고 그런 조리기구들은 IH(Induction Heat)라는 표기를 하고 있다. 
 
인덕션에 전원을 켜도 색상 변화가 없고 손을 올려봐도 아무런 온기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인덕션 켜고 쥐포를 올려둬봐야 절대 구워지지 않는다. 인덕션용 냄비나 프라이팬을 올렸을 때 비로소 반응을 하고, 냄비와 프라이팬에만 집중적으로 열을 올려주기 때문에 주변에 뭘 두어도 타거나 할 일은 없다. 그 조리기기에만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긴 게 비슷해서인지  TV방송에서나 일상생활에서는 하이라이트든 인덕션이든 모두 싸잡아서 '인덕션'으로 부르는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하이라이트와 인덕션은 전기를 사용하는 것만 같은 뿐 전혀 다른 기기이다. 
 

인덕션과 하이라이트의 장단점 

인덕션은 켜기만 하면 열이 빠르게 오르고, 하이라이트는 천천히 열이 오르고 천천히 식는다. 
인덕션은 스피드가 좋기 때문에 라면 하나 후다닥 끓일때 아주 좋다. 물이 엄청 빨리 끓어서 답답함이 없어서 좋기 때문에 나는 대부분 요리는 인덕션을 사용하길 좋아한다. 다만 간혹 인덕션용 냄비를 잘못 고르면 열을 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이 문제는 따로 포스팅을 해두었으니 확인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인덕션용 냄비 프라이팬으로는 스테인리스 소재가 가장 좋고, 르쿠르제나 스타우브 같은 주물 냄비들도 ok이다. 

 

인덕션 프라이팬, IH와 인덕션 사용가능만 보고 사면 후회하는 이유

조리 기구 중 프라이팬은 나에게 꽤나 골칫덩이다. 다이아몬드 코팅, 티타늄 코팅, 세라믹, 테팔, 평생 쓴다는 스테인리스 팬까지 유명하다는 팬들 두루두루 써보았지만, 너무 만족해서 재구매

soulbrick.tistory.com

 
그리고 인덕션은 자기장을 이용해서인지 소음이 있어서 단점이 될 수 있다. 소음은 바로 나지 않고 인덕션 아래에서 나기 때문에 사실 요리하다 보면 전혀 신경 쓰이지는 않는데, 가끔 하부 서랍을 열다 보면 '웅~'하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랄 때가 있긴 하다. 소음은 고장이 아니라 인덕션의 특징으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냄비바닥
하이라이트도 바닥이 평평한 냄비를 써야 좋다

 
하이라이트는 불꽃이 없을 뿐 가스레인지처럼 열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조리기구를 가리지 않는다.
다만 주의할 것은 바닥이 평평한 냄비나 프라이팬을 사용해야 한다. 뚝배기도 사용이 가능한데, 내가 가진 것들은 바닥에 살짝 굽이 있어서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 쓸수는 있지만 하이라이트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라이트는 열이 천천히 올라서 좀 답답하지만, 한번 열이 오르면 조리하는 데 불편은 없고 전원을 꺼도 잔열이 천천히 식기 때문에 오랜 시간 조리를 하거나 뜸을 들이면 좋은 요리들에 좋다. 육수 팔팔 끓여서 잔열에 좀 더 우려 나게 두거나 갈비찜 같은 거 할 때 팔팔 끓이는 시간 외에 좀 더 조려주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휘슬러 인덕션 쿡탑
우리집 휘슬러 쿡탑

인덕션과 하이라이트를 모두 사용해본 소감은 나는 빠르게 열이 오르고 원할 때 바로 열이 떨어지는 인덕션이 더 마음에 든다. 다음에는 하이라이트는 빼고 모두 인덕션으로 사고 싶다. 하이라이트는 인덕션보다 조금 더 더러워지고 관리가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음식이 떨어지면 열에 더 잘 눌어붙어서 좀 더 지저분해지는 것 같다. 그 점도 싫고 인덕션에 비해 빨리 시작이 안 되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인덕션 고르는 법과 관리방법  

인덕션은 원래 유럽에서 많이 사용하던 전기제품이니까 왠지 유럽 브랜드가 전문가 같았다.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프랑스산 김치냉장고나 영국산 전기밥솥은 왠지 믿음이 안가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국산 인덕션은 아직 신뢰가 가질 않아 유럽 브랜드들에서 고르기로 마음먹었더랬다. 유럽이 오랫동안 만들어봤고 그만큼 노하우도 쌓여있을 테니까. 휘슬러는 독일 브랜드지만, 휘슬러 쿡탑은 오스트리아에서 제조된 제품이다. 국산 인덕션을 사용해 본 경험이 없어 비교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쓰면서 불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바른 선택이었던 것 같다.
 
또 하나 어이없는 기준은 당시 내가 휘슬러 냄비 세트과 압력밥솥을 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휘슬러 쿡탑이랑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았다. ㅋㅋㅋ 심지어 휘슬러 쿡탑에는 휘슬러 압력밥솥 전용 밥짓기 버튼이 있다. 그 버튼은 따로 불조절 필요없이 올려두기만 하면 알아서 불조절이 되는 기능이다. 그런데 그거 쓰면 너무 빨리 압력이 차올라 괜히 무서워서 쓰지는 않고 있지만, 하여간 휘슬러 쿡탑 성능 테스트에 휘슬러 냄비가 기준점이진 않았을까 싶다. 여기까지는 나의 썰이다. 
 

인덕션 스테인리스 테두리
탄탄한 스테인리스 테두리가 있는 인덕션

 
지금부터는 진짜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 있는 내용인데, 튼튼하고 오래 사용하고 싶은 인덕션을 구매하고 싶다면 인덕션에 스테인리스 테두리가 있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인덕션의 상판은 유리라서 깨질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취약점을 보강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테인리스 테두리이기 때문이다. 휘슬러 쿡탑 하이브리드형에는 스테인리스 프레임이 있고, 그 덕분인지 휘슬러 쿡탑을 산 후 이사를 한 번 했고 8년 동안 사용을 했는데도 전혀 이상이 없다. 참! 휘슬러 쿡탑 이전 설치는 휘슬러에서 유료로 진행해 주는데 비용이 7만 원쯤이었던 것 같다. 요즘은 더 올랐을지도 모르고 저렴한 가격은 아닌 것 같다. 
 

인덕션 청소용품
인덕션 청소세재와 스크리퍼

 
휘슬러 쿡탑을 사용하고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관리 부분이다.
요리하다 지저분해지는 부분을 물티슈나 주방티슈도 닦아내면 되고 특히, 내가 아끼는 냄비의 궁둥이가 너무 깨끗한 게 가장 기쁘다. 불꽃이 닿이면 아무래도 상할 수밖에 없는데, 인덕션과 하이라이트로 조리를 하면 사실 눌어붙는 자국은 거의 없다. 하이라이트에는 가끔 눌어붙는 일이 있는데, 이럴 때는전용 스크리퍼로 긁어줘도 된다. 티슈로 해결 안 되는 좀 강한 자국들은 가끔 한 번씩 전용 세재를 뿌려주고 닦아내면 깨끗해진다. 휘슬러 쿡탑을 설치할 때 받은 제품들인데 8년이 지나고 쓰고 있을 정도로 가끔 쓰고 있다. 휘슬러 쿡탑 상판이 검은색이어서 더욱 깔끔해 보이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인덕션, 하이라이트, 전기레인지 관리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절대 절대 매직블록을 사용해서 닦으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매직블록은 코팅을 벗겨내는 성질이기 때문에 인덕션 상판을 상하게 하니 절대 쓰지 말라는 휘슬러 설치기사님의 신신당부가 있었다. 어떤 이들은 인덕션의 찌든 때를 말끔하게 해결하는 팁으로 매직블록을 추천하기도 해서 조심해야 한다. 물론 청소는 말끔하게 할 수 있지만 인덕션 수명은 줄어든다.  인덕션 매직블록 금지! 기억해두면 좋은 인덕션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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