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가 끌렸다. '호랑호랑' 입에 착착 붙고 귀여워서 자꾸만 호랑호랑 하게 된다. 호랑호랑 펜션은 제주도 동쪽 지역을 여행할 때 머물면 좋은 곳이다. 성산일출봉과 성산항이 아주 가깝고, 우도 여행을 할 때도 이용하기 좋은 위치다. 나와 친구도 우도 여행을 위해서 호랑호랑 펜션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예상대로 동선이 아주 좋았고 굳이 우도에 들어가지 않아도 다시 찾고 싶을 숙소였다. 제주 동부 성산일출봉 인근에서 돌담이 있는 감성 숙소 콘셉트를 찾는 이들에게 호랑호랑 펜션을 소개하고 싶다.
프라이빗 비치가 있는 감성 숙소
호랑호랑 펜션은 총 7개의 룸이 나란히 붙어 있는 형태이고, 가장 큰 장점은 룸에서 이어지는 작은 테라스 공간이 있고 전용 비치 뷰가 펼쳐진다. 테라스가 옆방과도 나란히 여서 옆쪽 손님과 같이 나오면 상당히 민망할 수 있지만 그래도 뷰를 가리는 것이 없고 테라스 앞으로 사람이 지나다니기 어렵게 해 두었기 때문에 아주 한적하고 휴식하기 너무 좋다.
보아하니 1,2,3,4,5번이 가장 베스트 뷰이고, 6번까지는 괜춘한데, 7번은 뷰를 헤치는 컨테이너가 있어서 되도록 피하는 게 좋을 거 같다. 만약 뷰가 필요 없으면 상관없을 거고 7번의 장점은 끝방이라는 정도? 우리는 남아 있는 6번 방을 예약했는데 난 뷰가 중요했기 때문에 딱 여기까지가 마지노선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여유를 즐기기에는 좀 야박한 시간을 제공하는데, 체크인 시간이 4시이고 체크아웃이 무려 아침 10시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느긋하게 늦잠 즐기고 햇볕 즐기고 커피 즐기고..... 아무튼 아침에 여유롭게 많은 것을 즐기고 싶었는데, 막상 룸에 들어가니 아침 10시에 나가라는 야박한 시간제한 때문에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진다.
비즈니스호텔도 아닌데 이런 감성 숙소에서 이런 시간, 옳지 않아! 온라인 예약을 할 때는 분명 11시 체크아웃으로 안내가 되어있었는데 막상 도착하니 룸 안에 이런 안내가 있어서 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나중에 보니 숙소 옆에 근사한 카페가 있어서 숙소에서 빨리 나와도 느긋한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카페 영업 때문에 일찍 내보내는 걸 수도!
호랑호랑 펜션 룸 컨디션
총 7개 객실이 동일한 형태이고 더블베드만 있다. 그래서 2인 숙소로 추천이고, 4인까지는 가능인데 인원 추가되면 비용도 오르는 것 같다. 아무튼 나에게 베드가 가장 문제였는데, 친구건 가족이건 1인 1 베드를 지향하는 나로서는 더블베드는 곤란한 컨디션이라 1만 원의 추가 요금을 내고 침구 한 세트를 요청했더했다.
2명 숙박인데 침구 추가를 요청하니 주인장께선 우리가 돈을 안 내고 사람을 더 들이는 줄 알았나 보다. ㅋㅋㅋㅋ 아닙니다. 두 명이지만 같이 자고 싶지 않아요를 설명드리고 침구를 받을 수 있었다. 다행히 방 사이즈도 넉넉해서 침대 옆에 이불을 깔아 두기도 좋았다. 다만, 침구가 너무 얇아서 온몸이 쑤셨다. 고통을 조금이남아 줄여보고자 어쩔 수 없이 덮는 이불도 깔았더니 좀 괜찮아지더라.
잠자리는 이미 예상했던 거였지만, 진짜 불편했던 건 화장실이다. 세면대가 아주 후져서 물이 줄줄 세는 건가? 하는 불편이 있었고 가장 곤란했던 건 세면 용품을 올려둘 만한 공간이 없었다는 것! 아주 이상한 위치에 선반이 있어서 거기다 겨우 올려두긴 했는데 음... 처음부터 설계가 잘못된 화장실 같았다. 그 외에 좁다거나 수압이 좋지 않다거나 더럽다거나 하는 건 없기 때문에 그럭저럭 눈감을 수 있는 부분이긴 했다.
또 방들이 나란히 붙어서 방음에도 취약한 단점이 있었다. 다행히 함께 지낸 분들이 상당히 상식적이었는지 불쾌한 소음이 들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너무 소리가 가깝게 들려서 당황스러웠다. 술 먹고 웃고 떠들고 싶다면 이곳은 적절히 않은 곳이니 자신의 여행 콘셉트를 잘 이해하고 숙박 예약을 하는 게 서로에게 좋을 것 같았다.
멋진 카페와 맛집이 즐비한 기똥찬 위치
내가 호랑호랑 펜션을 다시 찾게 된다면 위치 때문일 것 같다. 여행 가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는 것보다 한 자리에서 두루두루 즐기는 걸 선호하는 스타일인데, 호랑호랑 펜션은 주변이 내 성향에 딱이었다. 바로 옆으로는 호랑호랑 카페가 있는데 뷰가 끝내주는 곳으로 한 없이 멍 때릴 수 있는 곳이었고, 슬리퍼를 질질 끌고 몇 걸음만 가면 맛집들이 즐비하다.
카페의 외관은 그저 그런 느낌이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너무 멋진 테라스 좌석과 오션뷰가 펼쳐졌다. 호랑호랑 펜션과 호랑호랑 카페 모두 바닷가 쪽으로 반전 매력을 숨기고 있는 곳들인 듯. 아침 일찍 숙소를 빠져나와 카페에서 일 년 치 광합성을 충분히 한 것 같다. 따스하고 밝고 바람이 살랑살랑 일고~ 말모말모~ 최고! 음악마저 센스 있게 선곡이 되어서 분위에 딱 맞는 느낌이다. 여기 가라고 펜션에서 10시 퇴실을 결정한 걸까?
카페뿐만 아니라 펜션 룸 테라스에서 보이는 백기해녀의 집은 이번 제주 여행 중 가장 베스트 맛집이었고, 슬렁슬렁 걸어서 간 고깃집인 커큐민 흑돼지 집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맛집 포스팅은 따로 해주 두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호랑호랑 펜션은 외부가 멋있고 내부는 그저 그런 숙소인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멋진 자연이 있고, 맛집이 있고, 쉼이 있었으니 소소한 불편 몇 가지는 쿨하게 패스 가능하다. 친구와 좋은 시간을 보냈으니 남편과도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
'즐거운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한림 애월 카페투어, 트라이브, 비양놀, 호텔샌드 카페 (0) | 2023.05.09 |
---|---|
제주 우도여행 하루 코스, 소섬전복, 카페 그리고 책방 (0) | 2023.05.07 |
또 가고 싶은 제주 성산일출봉 맛집 백기해녀의 집 & 커큐민 흑돼지 (0) | 2023.05.06 |
토요코인 호텔 맴버십 카드 혜택 정리 (0) | 2023.04.24 |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 카페, 산책, 맛집 투어까지 원스탑 나들이 (0) | 2023.04.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