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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들이

제주 한림 애월 카페투어, 트라이브, 비양놀, 호텔샌드 카페

by 김소보로 2023. 5. 9.

제주 한림, 애월 등 서부 지역에서 3일간 머물면서 가장 많이 간 곳이 카페였다. 오랜만에 제주를 방문한 것인데 개성 있고 근사한 카페들이 많아져서 참 인상 깊었고, 카페 음료 가격이 거의 8천 원이 기본값인 것도 인상깊다. 하지만 카페의 분위기나 규모를 보면 그 정도 값을 치르는 게 타당해 보인다. 이미 유명한 카페로 소문난 트라이브, 비양놀, 호텔샌드 카페는 저마다의 경쟁력을 갖춘 멋진 곳들이니, 제주 여행자라면 참고해보길 바란다.

제주 카페 트라이브
동화같은 풍경의 제주 애월 트라이브 카페 주변

애월 카페, 수플레가 맛있는 트라이브

애월에서 유명한 카페로 소문난 트라이브의 주변은 상당히 관광지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여러 상점들이 붙어있고, 여러 카페며 식당이며 과일가게까지! 그리고 너무나 멋진 오션뷰 산책길이 펼쳐져있다. 여행 와서 이런 북적한 느낌을 만나면 괜히 텐션이 높아진다. 

제주 애월 카페
개방감이 좋은 트라이브 카페

우리가 찾은 트라이브라는 카페는 인테리어에 있어서는 큰 감동이 없었다. 밖으로 바다가 보이지만, 이곳의 어느 상점에 들어가도 비슷한 풍경일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좌석도 그리 편치 않고, 꾸며놓은 소품들도 좀.. 애매했다. ㅋ 그런데도 이곳을 찾은 이유는 수플레가 유명하기 때문이었다

초코 수플레와 마카롱
수플레와 마카롱이 맛있는 카페

보들보들하게 한 껏 부푼 수플레 모양은 먹기 전부터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너무 초코초코해서 약간 두렵기도 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기분을 좋게 만드는 유쾌한 단맛이 느껴졌다. 디저트를 허겁지겁 먹는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데, 진짜 우리 일행은 이 수플레를 허겁지겁 단숨에 먹어치워 버렸다. 눈도 즐겁고 입고 즐거운 카페다. 

제주 곽지 해변길
트라이브 카페 주변 산책길이 훌륭하다

또하나의 큰 장점은 카페를 나서면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걸을 수 있는 근사한 해안가 산책로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곽지 해수욕장 같은데 걷기 좋게 잘 관리되어 있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누구 하나 인상 쓰는 사람이 없고 다들 행복해 보여서 더욱 좋았다. 카페에 너무 오래 머물기보다는 맛난 수플레 실컷 먹고 그 기분 그대로 산책까지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하고 싶은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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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 카페, 고즈넉한 사색 분위기 비양놀

비양놀이라는 이름이 특이한데, 비양도가 보이는 풍경이 특징이어서 그렇게 지은것 같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천창이 아주 높은 식물원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이럴 수가! 앞을 보면 바다요 뒤를 보면 정원이니, 물과 식물을 모두 좋아하는 나에게 아주 딱인 인테리어다. 

제주카페 비양놀
비양놀의 첫인상, 실내 정원 같았다

벽면이나 가구들을 좀 더 자세히 보면 고풍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또 색다르다. 오션뷰를 막힘없이 감상할 수 있는 앞자리는 캐주얼한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는 반면, 조금 서운할 수 있는 뒷좌석에는 좀 더 편안한 가구를 배치해 둔 것 같았다. 우리 일행은 4명이었는데, 창에서 조금 떨어진 뒷좌석에 편안하게 앉아서 한참을 수다를 떨다가 한 번씩 바다로 눈을 돌리곤 했다. 날씨가 좋았는지 이곳 바다가 원래 잔잔한 것인지 비양놀의 바다 풍경은 참 고즈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 비양놀 카페
앞으로는 바다 뒤로는 식물정원

다양한 음료가 있었고, 맛도 좋았는데... 테이블을 닦는 행주 관리를 잘 못했던지 스멀스멀 걸레 냄새가 올라와서 갑자기 기분이 깨졌다. 행주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그냥 테이블을 대충 닦으면 테이블에서 습하고 눅눅하며 찝찝한 냄새가 남는데, 딱 그 냄새다. 살림하는 아줌마들이 모여서 그런지 다들 주인장에게 말을 해주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했으나 누구도 용기를 내지 못했다. 대신 주인장이 이 글을 꼭 발견했으면 좋겠다. ㅋ 근사한 풍경에 어울리지 않는 걸레 냄새라니 TT  카페의 격을 단번에 깎아먹는 어이없는 실수라 마음이 안타까웠다.

비양놀 카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비양놀 카페

 

한림 카페, 이국적인 풍경의 호텔샌드 카페  

호텔샌드라는 숙소의 1층에 위치한 카페다. 주차장이 있긴 한데 좁아서 조금만 사람이 모이면 참 곤란해질 것 같은 분위기다. 외관만 봐서는 그냥 흔한 건물 모습이라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들어가 보니 완전 반전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건물인데, 동남아 휴양지 같이 인테리어를 해놔서 이국적인 느낌이 풍긴다. 

제주 호텔샌드 카페
제주 한림 호텔샌드 카페

내가 방문한 날은 비가 추적추적 와서 야외 좌석에 앉기가 불편했는데, 날씨가 받쳐준다면 진짜 기가 막힌 뷰가 아닐는지. 제주 공항에 내렸는데, 해외 나온 기분? 이런 뷰라면 사람이 바글거릴 것만 같은데 좌석수가 아주 많은 편이다. 야외 쪽은 약간 쌀쌀해서 우리 일행은 실내에 자리를 잡았는데, 사실 실내도 아쉽지는 않았다. 

제주한림카페
호텔 샌드 카페 실내좌석

실내에서 밖을 보는 뷰도 아주 좋았고, 실외라도 조금 구석진 느낌일 내는 곳도 좌석이 많았고, 전체적으로 톤 앤 매너가 통일이 잘되어서 크지만 코지한 분위기가 물씬 나는 이색적인 카페다. 다만 규모가 좀 크고 그만큼 사람도 많이 몰려들 것 같아서, 혼자 멍 때리거나 책을 본다거나 하는 여유를 즐기기에는 옆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좀 방해가 될 것 같다. 

디저트
음료 외에 디저트류도 맛있었던 호텔샌드 카페

몇 년 만에 와본 제주인데, 이렇게 멋지고 개성 있는 카페들이 많이 생겨서 새삼 참 놀랬다. 맛있는 제주 음식 먹고, 근사한 카페를 방문하는 단순한 일정을 계획하더라도 일주일은 슝 지나갈 것 같은 느낌? 실제로 제주에 머무는 동안 오늘이 무슨 요일이었는지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등의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다 비워내고 감성만 충전했던 제주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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