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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들이

속초 숙소 척산온천 황토온돌방 1박, 예약 방법과 숙박 시 유의사항

by 김소보로 2023. 3. 20.

속초에도 유명한 온천이 있다는 사실을 안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바로 '척산온천 휴양촌'이라는 곳이다. 이곳은 대중 사우나도 있지만, 가족탕을 운영하고 있어서 이용을 하게 되었다. 온천물이 나오는 조적욕조가 있는 룸을 2인 기준 5만 원에 3시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실을 해준다. 4인 기준으로는 좀 더 큰 탕이 있는 곳을 대실해 주면서 3시간에 7만 원 요금이다. 온천 목욕도 하고, 방에서 잠시 휴식할 수도 있어서 지난 겨울에 척산온천 가족탕을 두 번 이용을 했었다. 시설은 좀 후진 면이 있지만 온천물이 워낙 좋아 만족도가 높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온천여행 콘셉트를 가지고 척산온천에서 숙박까지 해보기로 했다. 척산온천 숙박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황토온돌방을 고른 이유와 예약방법, 척산온천 숙박 시 미리 알아두면 좋을 유의사항까지 참고해 보시길 바란다. 
 

척산온천 휴양촌 외관
자연과 어우러져 온천 분위기가 물씬나는 척산온천 휴양촌


황토온돌방을 선택한 이유 

숙박 예약을 하자니 정보가 충분치 않아서 한번에 방을 고르기가 어려웠다. 척산온천에는 일반 객실도 있고 가족온천실도 있어서 혼란스러웠다. 일반 객실은 일반 숙소처럼 3시 체크인을 할 수 있는 룸인데, 온천이 나오지만 욕실이 가족온천실보다는 작은 편이다. 가족온천실은 낮에는 가족탕으로 대실로 운영되기 때문에 6시 체크인을 할 수 있고 욕실이 컸다. 우리는 부부 두 명만 이용할 예정이라 큰 탕은 필요 없어서 일찍 체크인할 수 있는 일반 객실을 골랐다.
 

척산온천 황토온돌방
4세트의 침구가 제공되는 척산온천 황토온돌방

 
일반 객실에서는 침대방과 온돌방을 고를 수 있는데, 침대에서 자고 허리가 너무 아팠다는 후기가 있어서 패스했더니 남은 것은 온돌방과 황토온돌방이 되었다. 이 둘은 욕탕의 사이즈에서 갈리고 욕탕이 좀 더 큰 황토온돌방이 조금 더 비싸다. 일반 온돌방은 욕탕이 작고 변기가 딱 붙어 있는 사진이 있어서 결국 황토온돌방으로 결정했다.  황토온돌방은 평일 13만원 주말 14만 원이고 대중사우나 이용권도 함께 제공된다. 척산온천 홈페이지에 예약시스템이 있었지만 그냥 전화로 예약을 했고 결제는 도착 후 현장에서 완료했다. 
 
참고로 가족탕은 이용 당일날 전화로만 예약 가능하고, 룸도 미리 알 수 없고 주는 대로 가야 해서 복불복이라 갈 때마다 만족도가 다를 수 있는데, 어떤 방인지 알고 예약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마련해주면 참 좋겠다. 뭔지는 알고 돈을 내야하지 않나?
 
척산온천 가족탕 및 숙박 예약 전화: 033-63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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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산온천 황토온돌방, 룸 컨디션 

척산온천 황토온돌방
큰 창과 작은 발코니가 있어 개방감이 좋은 척산온천 황토온돌방

 
온돌방 객실은 5층 건물에 3층에 있다. 예전에 가족탕 이용할 때 1층 온돌방을 가봤는데 그곳은 외부가 보이는 창문이 하나도 없어서 엄청 답답했었다. 3층 황토온돌방은 뻥 뚫린 창과 작은 발코니가 있어서 개방감이 좋고,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놀러온 기분도 나고 좋았다. 황토온돌방의 첫인상은 방바닥이 아주 깨끗하고 반질반질한 게 시골집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었다. 이런데 오면 바닥이 절절 끓을 것만 같은데, 난방은 중앙에서 하고 있어서 개별로 조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바닥이 끓지는 않았지만 아주 충분히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고, 답답하면 창을 잠시 열어둘 수 있어 좋았다.
 
황토온돌방은 4인 기준이라서 침구도 4세트, 칫솔도 4개, 생수 4개, 수건도 조금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다.

 
나무향이 은은한 온천 욕탕 

척산온천 황토온돌방
황토온돌방 욕실, 나무향이 솔솔 나서 릴렉스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확인해보니 역시나 조금 더 큰 욕탕을 선택한 건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탕 사이즈도 좋고, 물도 콸콸콸 나와서 답답하지도 않고, 천장이 나무로 되어 있어서 사우나 가면 맡을 수 있는 은은한 나무향이 나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 척산온천의 물은 알칼리성이라서 피부 노폐물을 잘 제거한다고 하는데, 비누가 알칼리성인걸 생각해 보면 진짜 때가 쉽게 제거될 것 같다. 슴슴한 나무향 맡으며 탕에 몸을 담궈 쉬다가 살살 때를 밀어주면 목욕이 수월하게 끝난다.
 
난 피부가 무척 민감해서 피부과에서 탕 목욕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어릴때부터 해오던 탕 목욕을 안 하고 살자니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만 같아 포기할 수가 없다. 대신 최대한 자극 없이 하려고 노력 중이고, 오래, 자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살 길을 찾고 있다. 온천 목욕을 하면 피부가 너무나 편안하고, 반질반질한 것은 물론 머릿결도 부드럽게 빛이 난다. 
캬! 이 맛에 여기까지 와서 목욕하는 거 아니겠나. 

 
척산온천 황토온돌방, 예약 시 유의사항 

노후된 척산온천
척산온천, 구석구석 노후된 부분과 부족한 청소 상태

 
척산온천의 내부 컨디션이 어느 정도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숙박을 하자니 여간 찜찜한 게 아니었는데, 역시나 구석구석 눈감아야 하는 부분들이 자꾸만 보였다. 청소를 열심히 한다는 안내문구가 있었지만 욕탕 실리콘이나 줄눈 상태가 좋지 않았고, 변기 물 내리는 손잡이에는 때가 낀 게 손끝에 느껴져서 윽! 했으며, 방안 가구에서는 구석에 쌓인 먼지가 눈에 띄고, 침구 4개 중 하나는 오염된 자국도 보였다. TT  다행인 것은 방바닥이나 탕 안의 상태는 깔끔하다. 
하지만 구석구석 이런 모습을 쿨하게 넘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또 하나는 침구가 너무 얇아서 잠자리가 상당히 불편할 수 있다. 진작에 이불 두개를 포개서 깔았으면 좀 나았을 텐데 눈으로 보기에 두께가 있어 보여서 그냥 넓게 깔았더니 자면서 뒤척일 때마다 딱딱한 바닥과 부딪혀서 너무 괴로웠다. 나보다 몸집이 큰 남편은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툴툴거린다. 게다가 아침에 늦잠을 자고 싶은데 커튼이 암막이 안돼서 눈이 부셨다. 온천욕하고 자면 꿀잠 잘 줄 알았는데, 이래저래 상당히 숙면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예전에 한옥 숙소 온돌방에서는 아주 꿀잠 잔 경험이 있어서 침대가 없어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침구가 후지다. 집에 있는 토퍼를 챙겨 올 걸 그랬나?
그리고 방에 테이블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방에 음식을 깔아 두고 먹었더니 속이 더부룩 더부룩 꽉 막히는 기분. 차에 캠핑용 접이식 테이블이 있었더라면 요긴하게 잘 썼을 것 같은데, 진작 하나 사둘 걸
 

속초 아바이순대
방바닥에서 먹은 <단천식당 모듬순대와 서비스로 받은 막걸리>


그런데 이 모든 불편은 온천물로 상당히 상쇄된다. 밤새 잠을 설친 남편은 아침에 바로 반신욕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오더니 너무 상쾌하다고 방끗 웃었다. 척산온천은 아침저녁으로 산책할 수 있는 예쁜 공간이 있어서 방에만 있기는 아까운 곳이다. 창문안 열어도 새공기가 들어와서 기분이 업된다. 가족탕 3시간을 이용하면 씻고 잠시 쉬다가 부랴부랴 떠났겠지만, 숙박을 하니 확실히 여유가 있고 충분히 휴식한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다음에 또 황토온돌방 숙박 할 거냐고? 음…. 글쎄, 바로 대답이 안 나온다.
 
조용하게 휴식할 수 있는 좋은 숙소인데 시설에 조금만 신경 좀 써주시지 하는 아쉬움이 남는 하룻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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