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면서 새로운 주방을 만났다. 깨끗한 아파트 주방이지만, 앞으로 즐겁게 살림하려면 자잘한 물건들이 잘 수납되고 일하는 동선이 편한 환경으로 바꿔주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고민이 되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머릿속에 한참 굴려본 후 쇼핑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는데, 꽤나 만족스러운 아이템들이 있었다. 싱크대 정리 및 주방 수납에 도움을 주었던 내 쇼핑리스트를 소개해 본다.
긴가민가 했던 창문형 식기 건조대
식기건조대는 주방을 지저분하게 보이게 하는 주범이긴 하지만 매일 나오는 설거지를 빠르게 해결하려면 사용하기 쉬운 건조대가 있어야만한다. 그나마 좀 더 이쁘고 깔끔한 게 없을까 많이 뒤져보았지만 그릇들이 건조대에 쌓이면 어차피 다 어지럽게 보이기는 똑같을 것 같아 싱크볼 바로 위 창문에 설치할 수있는 창문형 식기 건조대를 써보기로 했다.
이제껏 주방 상부장에 고정해서 사용하는 식기 건조대만 이용을 해봤는데, 새 주방에서는 식기 건조대를 부착할 상부장이 없이 창문이 크게 나 있었기 때문에 기존 식기 건조대는 쓸 수가 없었다. 집 보러 다닐 때 같은 아파트 다른 호수에서 '창문형 식기 건조대'가 설치된 모습을 보았는데... 무척 신기하고 부착형 보다 깔끔해 보였지만 이게 얼마나 잘 버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구매전에 이런 걱정이 들었는데...
Q. 그릇 많이 올려도 안 무너져?
A. 왠지 무너질 것 같이 생겼는데 안 무너진다. ㅋㅋ 주물냄비도 올리고, 그릇을 가득 올려보았는데 모두 끄떡없었다.
업체에서는 최대 하중이 30kg 이라고 하던데, 그런 숫자는 잘 모르겠고 그냥 이전에 사용하던 싱크대 상부장에 나사를 고정해 사용하던 부착식 식기건조대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창문형이라고 더 불안한 느낌은 없어서 처음에만 조심하다가 지금은 아무 의식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Q. 창틀 안까져?
A. 시키는 대로 잘하면 안까지고, 창문을 열고 닫는 것도 잘된다.
구매할 때 창틀 사이즈를 잘 재보고 사야 하는데, 제품은 우리 집 창틀 두께보다 살짝 큰 걸 선택해야 한다. 우리집 창틀은 1.6cm였는데 2.1cm용을 선택하니 창틀 훼손 없이 쏙 잘 들어가고, 빈틈을 막아주는 아크릴 부속품 같은 게 있어서 적당하게 맞춤을 할 수 있다. 오히려 너무 딱 맞게 제품을 선택하면, 억지로 끼워져서 창틀이 까질 수 있다고 하니 주의!
창문형 식기건조대를 검색하면 몇몇 업체의 상품을 볼 수 있는데, 내가 구입한 건 퀸넥스라는 이름이다. 이름이 매우 에넥스 짝퉁스러운데.. 블랙이 아닌 것을 찾다가 이곳을 알게 되었다. 이전에 사용하던 식기 건조대는 정면에 블랙 바가 있어서 영 거슬렸는데 다른 색상옵션을 제공하는 곳이 이곳밖에 없었다. 실버, 블랙, 티타늄 컬러를 고를 수 있는데, 화이트를 원했지만 없으니까 최대한 화사한 실버를 골랐고 만족하고 있다.
싱크대에서 제일 더러운 그거
주방일에서 가장 힘들고 싫은 게 음식물 쓰레기 처리 아닐까? 싱크대 배수구에는 매일 음식물 찌꺼기가 모여드는데, 이를 아주 수월하게 치우려면 둥근 모양의 스테인리스 배수구 볼이 최고다. 일반 주방에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는 플라스틱 배수구 볼은 음식물 찌꺼기가 잘 들러붙고 곰팡이도 잘 생겨서 이 통을 씻는 일이 참 곤욕인데, 밑면이 둥글고 스테인리스 재질의 배수구 볼로 바꿔만 주면 스치는 한 번의 손길로 음식물 찌꺼기를 손쉽게 거둬낼 수 있고 곰팡이는 어지간하면 구경하기 힘들며 물로 쉽게 세척이 되는 등 어마어마한 변화를 몸소 느낄 수 있다. 대략 1만 원쯤의 가격으로 일이 획기적으로 쉬워져서 왜 우리나라 싱크대들은 이런 통을 기본값으로 하지 않는지 도통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래서 지금까지 잘 사용했던 둥근 스뎅볼을 이사 갈 집에도 당연히 가져갈 생각이었는데... 아뿔싸! 새로운 아파트에서는 음식물의 물기를 털어내는 장치가 있어서 볼의 형태가 달랐다. 저 플라스틱 통을 매번 씻어서 사용할 것 상상하니 지옥문이 열리는 것 같았는데... 다행히 자주(JAJU)에서 딱 맞는 모양의 스테인리스 배수구 통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가! 오 주여! 자주여, 감사합니다!
싱크대 거름망을 스테인리스로 바꾸고, 미닉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까지 구입을 했기 때문에 매일 생기는 음식물 쓰레기는 그날그날 모두 깔끔하게 처리가 되고 있어서 돈 쓴 보람을 느낄 지경이다. 살림을 하면 할수록 주방에서는 되도록이면 플라스틱은 최소화하는 것이 관리하기도 쉽고 위생에도 좋다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다.
나만 몰랐네, 다이소 네트망
싱크대에서 이런저런 작업을 할 때 필요한 도구들이 참 많다. 일단 고무장갑 껴야 하고, 병 씻으려면 긴 솔이 필요하고, 전복 닦는 솔, 틈새 닦는 솔, 물기 정리하는 스퀴저 등등등 꼭 필요하지만 자잘한 도구들이 어마어마한데, 이런 자질구레한 것들이 싱크대 위에 나와있으면 깔끔한 분위기는 인스타그램 속 남의 주방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이럴 때 활용하기 좋은 공간이 바로 싱크대 하부장이다.
특히, 싱크대 양쪽 문은 물건을 바로 꺼내고 수납할 수 있는 보석 같은 공간인데, 문짝 수납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 눈길을 끌게 된 것이 다이소 네트망을 부착하는 방식이었다. 이 방법은 유튜브를 보다가 알게 되었는데, 막상 알고 보니 다이소 네트망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진짜 인기 아이템이었다. 비용도 저렴하고 보관도 딱 떨어지는 이런 아이디어를 모르고 사는 건 진짜 손해 ㅋㅋㅋ 네트망을 고정하는 부속품도 다이소에 함께 판매되고 있다. 싱크대 하부장 문짝에 네트망을 부착하고, 내가 필요한 만큼 고리를 걸어 다양한 도구들을 한 번에 수납할 수 있다.
네트망이 좋은 이유는 한번 설치해 두면 후크 같은 액세서리를 이용해서 수납하는 용품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고무장갑을 걸고 싶지만 나중에 다른 걸 추가하거나 위치를 바꾸고 싶을 때에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 다이소에 가면 네트망에 활용가능한 여러 액세서리들이 있어서 얼마든지 우리 집에 맞게 꾸밀 수 있어서 강추한다.
네트망 설치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위치를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고정하지 말고 문이 제대로 닫히는지 확인을 해보는 것이 좋다. 싱크대 하부장에는 싱크볼이 내려와 있기 때문에 네트망을 너무 위로 부착하면 수납 시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을 수 있다. 모든 스티커형 제품은 붙이기 전에 한번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게 좋다. 늘 후회하고 떼었다가 다시 붙이기 때문인데... 이거 나만 그래?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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