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생신을 맞아 문어나 한 마리 구입해 볼까 하고 고성 거진항 수산시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거진항 수산시장은 지나가면서 눈팅만 하다가 이번에 처음 방문을 해보았는데, 규모는 아담했지만 집집마다 가격이 거의 비슷하고 호객행위가 심하지 않아서 쇼핑하기에는 편안하고 구경하기도 좋았다. 문어 가격도 겨울에는 kg당 6만 원 정도였는데, 5월 요즘에는 대략 4만 원으로 떨어진 것 같아 좋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럽긴 하다. 마음으로는 좀 큼지막한 놈으로 사고 싶었는데, 크면 클수록 가격 압박이 심해서 소심하게 2kg 문어 한 마리를 구입해 보았다.
강원도 고성 여행에서 가볼 만한 곳, 거진항은 어디?
속초에서 고성 쪽으로 운전하다보면 아야진항, 공현진항, 가진항 등 크고 작은 항구들이 즐비한데, 거진항이 그중에서도 좀 규모가 있는 곳으로 가볼 만하다. 속초 관광 수산시장은 북적대고 다양한 음식을 구경할 수 있다면, 거진항은 그 보다 한적하고 자연친화적으로 산책하기 좋고, 수산시장과 활어 회 센터가 있어서 시장 구경하는 맛이 있다. 평소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인지 마을에 예쁜 벽화들이 많았는데, 거진항에 도착했을 때 너무 멋스러운 문어 벽화가 있는 건물이 나타나서 거기가 시장인 줄 알았다.
어디서나 파는 문어이지만, 왠지 이런 데서 사면 더 신선하고 맛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ㅋㅋ 벽화를 보는 순간 너무 마음이 설레었는데, 사실 이 건물은 수산시장은 아니었다. 아마 프로 어부들의 집하장 같은 시설인 것 같은 추측을 해본다. 사진을 찍으려고 벽화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고퀄리티 작품이 눈에 쏙 들어와 갑자기 눈호강? 여느 미술관 저리 가라다, 누가 그렸냐 진짜! 짱!
문어 벽화 옆쪽으로도 멋진 배 그림이 있었는데, 보아하니 실제 어부들의 배와 연락처가 새겨져 있다. 멋져 멋져! 그나저나 그럼, 수산 시장은 어디냐... 했더니 여기서 차로 1~2분만 더 올라가면 <거진항 수산시장>이라는 대형 간판이 있는 건물이 또 나왔고 주차장도 널널해서 찾기고 쉽고 주차도 쉬웠다.
거진항 수산시장에서 문어 구입하는 방법
서울 노량진이나 가락시장에서 보던 규모와는 차원이 다른 아담함?이지만, 그만큼 쇼핑에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선택지가 너무 많아도 스트레스, 가격이 다르면 집집마다 비교하는 것도 스트레스, 모르는 아저씨들이 자꾸 구경하라고 끌어당기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이곳은 한눈에 들어오는 시장 규모와 비교할 것도 없는 정찰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ㅋㅋㅋ 첫 집에 문어 시세를 확인하니 그날은 kg당 4만 원이었는데, 한 3번째 집까지 가격이 똑같아서 더 이상 질문할 의욕을 잃어버렸다. ㅋ 가격은 삶아서 스티로폼 포장까지 포함인데, 가끔 어쩔 때 그 가격을 따로 받는 집이 있다고 하니 고것만 확인하면 별로 억울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내가 구입한 곳은 입구에서 첫 번째 가게인 <민수 엄마> 집이다. 사장님이 사진 찍으라고 손수 포즈를 잡아주셨다. 문어는 살아서 그물망에 하나씩 보관되어 있는데, 사이즈 가늠이 안돼서 이렇게 직접 들어 올려 크기를 확인해 주신다. 이놈 저놈 들어서 크기를 확인하다 보니 수고스럽게 해 드린 게 죄송해서 고만 구입하고 말았다. ㅋㅋㅋ 예산상으로는 3kg을 구입할 생각이었으나, 민수엄마네에는 3kg짜리 문어가 없어서 그냥 2kg짜리로 구입을 했다. 그리하여 구입 금액은 총 8만 원이다.
선물할 거라고 했더니 머리를 살려서 손질하고 예쁘게 삶아주시겠다고 했는데, 진짜 예뻤다. 고르고 문어 삶는 데까지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30분 내내 삶는 건 아니고 적당히 삶아서 약간 식히는 시간을 두는 것 같았다. 그러고 아이스팩을 깔아서 스티로폼 박스 포장까지 딱 해주시니 진짜 신경 쓸 것 없이 달랑 들어서 선물하기 딱 좋은 컨디션이다. 대만족!
문어 삶는 동안 해산물 구경을 하였는데, 종류가 제법 다양했다. 다른 집 사장님 말씀으로는 손님들이 꼭 없는 것만 찾아대서 이것저것 다 갖다 놔야 장사가 되신단다. ㅋㅋ 아참! 4월까지는 볼 수 없어 산 오징어도 5월부터는 나오고 있어서 너무 반가웠는데, 요즘 강원도에 오징어가 너무 귀해서 가격은 예전보다 만만치 않다. 이날의 오징어 시세는 한 마리 1만 원이었는데, 크기가 중간 정도라 가성비가 아주 좋지는 않다.
문어는 손질하고 삶는 것까지 서비스를 해주셨지만, 활어회는 구입 후에 추가로 돈을 내고 손질을 해야 하는 시스템인 것 같았다. 시장 입구 양쪽 끝에 손질하는 집들이 있었는데, 회의 양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채소나 양념 등도 추가로 돈을 내고 구입하는 시스템이다. 이제껏 회 뜨는 비용을 내고 사본 적이 없어서 이 점이 좀 특이했는데.. 이해 못 할 건 또 아니다. 그만큼 생선 자체 가격이 싸다면 말이다.
거진항 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도로에서 <고성의 대표음식>이라는 광고판을 보았는데, 그곳에 떡하니 문어숙회가 있었다. 문어 사러 가는데 저런 거 보니까 괜히 더 기부니가 좋더라. 아무튼 고성 하면 문어가 유명하니까 가성비 있게 맛보시려면 거진항 수산시장에서 한마리 쪄서 숙소에서 썰어먹어도 너무 좋을 것 같다. 난 선물을 한 거라 먹어보진 못했지만, 때깔만 봐도 진짜 너무 싱싱하고 맛있어 보여서 선물하는 기분도 너무 좋았고, 그날 저녁에 문어가 너무 맛있었다는 어머님 전화도 받았다. 다음에는 내 입에 들어갈 놈으로 다시 한번 민수엄마를 찾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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