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생선회를 잘 못 먹지만 오징어회는 엄청 좋아한다. 요즘 동해에 오징어가 잘 안 잡혀서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예전 생각하고 오징어회를 만만하게 덤볐다가는 가격표에 당황할 수 있다. 특히, 속초 하면 그 유명한 <오징어난전>에서 조차 오징어를 싸게 먹을 생각은 버려야 한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눈치 없는 내 입은 이미 오징어 맛을 잘 알고 있어서 무작정 참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럴 땐 딱 방문하기 좋은 속초 오징어 물회 맛집이 있었으니, 바로 완도회식당이다.
아는 사람 다 아는 속초의 유명 맛집
완도회식당 이름을 모른다면, 속초 여행 초보자이거나 오징어 물회에 관심이 없는 사람일 거다. 그만큼 유명한 물회 식당인데, 예전에 TV방송을 한번 탔기 때문이데 그냥 홍보가 아니라 찐 맛집이기 때문에 유명세가 여전하다. 맛도 나무랄 데 없지만 가격도 훌륭하다. 속초에서 유명한 물회 식당에서 오징어 물회 한 그릇 먹으려면 평균 2만~2만 5천 원 정도인데, 이곳은 2만 원이 넘지 않는다. 그나마 이것도 2024년 들어서 가격이 한번 오른 거다.
식당은 <속초 먹거리 촌>이라고 간판이 있는 특정 지역에 있는데, 현지인들을 위한 식당거리 같았다. 골목으로 들어가면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으니 큰 길가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조금만 걸으면 금방 찾을 수 있다. 골목에 있는 식당인 만큼 오션뷰 따위는 없고, 가게 내부는 아담한 편이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보니 식당 맞은편에 큰 대기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오전부터 점심장사만 하는 곳인데 평일 11시쯤 방문했더니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겨우 줄이 없는 날을 찾게 된 것이다.
시원, 달콤, 야들, 쫄깃한 오징어물회
오징어는 금어기가 있기 때문에 사시사철 먹을 수는 없다. 4월부터 먹고 싶어서 언제 판매하시나 고대하고 있었는데 5월 경부터 오징어회가 판매되고 있었다. 5월부터 시작해 여름휴가철에는 오징어회를 실컷 먹을 수 있는 시즌일 듯하다. 너무 기다렸다가 먹게 되는 지라 나는 특으로 시키고, 남편은 일반으로 시켰는데 서빙 직원은 당연하게 양이 많은 특을 남편 앞에 놓아주었다. ㅋㅋㅋㅋ
물회를 시키면 밥이나 국수를 무료로 선택할 수 있는데, 무조건 국수 말아 먹어야 제일 맛있다 ㅋㅋ 사이좋게 하나씩 주문해서 먹었더니 면이 더 먹고 싶어 지더라. 오징어는 냉동도 생물도 아닌 산오징어를 회쳐서 만든다. 바로 이 포인트가 이 집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가늘게 채 썬 오징어는 신선하고, 야들하고, 쫄깃한 것이 크~~~ 이 맛을 알고 나면 한 번만 먹고는 못 배긴다.
양념도 딱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맵고 단맛도 적당해서 결론은 맛있다. ㅋㅋ 양념장에 자부심이 있으신지 따로 판매하기도 하시더라. 생각해 보니 이 집 양념장이 밥보다는 국수가 더 어울리는 맛이었던 것 같다. 다른 집에서도 밥을 말아도 맛있었는데, 완도회식당에서는 국수사리가 더 좋았고, 물회 말고 회덮밥도 먹어 보았는데 회덮밥보다는 물회가 더 맛있었다.
점심만 운영하지만 포장이 가능하다.
가격이며 양이며, 맛이며 모두 좋은 완도회식당의 단점은 언제 닥칠 지 모르는 무한 대기와 점심장사만 하고 일찍 문을 닫는다는 점이다. 이 점 때문에 예전에도 몇 번이나 방문을 포기했었다. 서울에도 아무리 빨리 가봤자 점심시간에 걸릴 것이고, 도착해 보면 늘 매장 앞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땐 몰랐다. 포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크~
포장이 좋은 이유는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단축되기 때문이다. 완도회식당을 몇 번 방문 후 가자미회도 궁금해서 오징어 하나 가자미 하나를 포장했더랬다. 그런데 이럴수가! 가자미 물회도 너무 맛있는 거 아닌가! 강릉, 속초 이런 동해 지역에는 가자미가 매우 흔한 생선이라 가자미 물회집이 무궁무진한데, 문제는 뼈째 썰어내는 세꼬시가 많다는 거였다. 그런데, 완도회식당 가자미회는 큰 뼈는 제거되고 약간의 잔뼈만 남아서 세꼬시 못 먹는 내가 먹기에 아주 달콤하고 맛있었다. 오징어와 가자미회를 같이 먹으니 더 꿀맛! 메뉴에는 오징어와 가자미 반반 메뉴도 있으니 가자미도 한번 경험해 보길 바란다. 추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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