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으로 이사 온 지 언 8개월, 시댁 식구들이 여름을 맞이하여 집들이 겸 여름휴가를 오게 되었다. 집에서 모두 자기는 불편한 점이 많아서 숙소를 하나 잡았는데, 바로 르네블루 바이 워커힐이다. 르네블루는 몇 년 안 된 비교적 신생 숙소라 궁금하기도 해서 이전에 숙박을 하지 않아도 여러 번 방문해 본 적이 있었다. 널찍하고 고급스러운 로비와 뻥 뚫린 오션뷰가 참 매력적인 곳인데, 무엇보다 송지호 해수욕장을 전용 비치처럼 끼고 있어서 해수욕하면 휴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르네블루 패밀리 스위트 온돌룸은 아이부터 부모님까지 다양한 세대가 머무르기 좋은 가족 여행 숙소로 제격이었다.
휴식하기 좋은 공용 공간
패밀리 스위트 온돌은 2개의 룸, 널찍한 거실, 2개의 화장실, 테라스를 가지고 있는 구조이다. 6층으로 배정 받았는데 높이도 적당해서 그냥 봐도 좋은 오션뷰가 더 좋아 보였다. 일단 들어가자마자 거실과 식탁으로 구성된 공용 공간이 탁 트여있고 층고도 높은 편이라서 인원이 좀 많아도 답답하거나 복잡하다는 느낌이 없어서 제일 좋았다. 거실과 침실은 같은 방향으로 모두 송지호 해수욕장을 바라오는 오션뷰이다. (크~~ 바도 바도 좋은 오션뷰~ 언제쯤 질리려나)
초딩 조카들은 2박 3일 일정 내내 미친 듯이 해수욕을 했는데 숙소 바닥이 타일로 되어 있어서 참 좋았다. 아이들이 해수욕을 하고 돌아오면 아무리 미리 정리하고 와도 모래가 들어올 수밖에 없는데 타일 바닥이라 걱정을 좀 덜었다. 그냥 보기에도 깔끔하고 시원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건 덤이다.
그리고 집에 가지고 가고 싶었던 식탁! ㅋㅋㅋㅋ 너무 멋스러운 우드슬립 형태인데 6인용 식탁에 묵직하고 편안한 의자까지 한 세트라 가구점이었으면 결제각이었다. 가까이서 보면 원목의 질감과 촉감이 참 좋았던, 내 맘에 쏙 드는 이런 식탁 어디서 샀니? 나만 엄청 마음에 들어 했고 아이들과 남자들은 그저 식탁에 짐 올리기 바쁘다. 아놔, 이런 고급 식탁을 이리 막 쓰기냐! 싹 다 쓸어버리고 싶다 ㅋㅋ
테라스도 완벽했다. 르네블루 외부에서 보면 테라스 있는 층이 3개 정도밖에 없는데 아마도 다들 스위트룸일 것 같다. 젖은 수영복을 걸어둘 수 있는 빨래 건조대가 있고, 누워서 쉴 수 있는 선베드도 있어서 애들이랑 놀아주느라 기진맥진한 어른들은 잠시 누워서 충전할 수 있는 곳이다. 고성은 바람이 많은 곳이라 그늘진 곳에서 바람을 맞으며 잠시 누워 있으면 상당히 빠르게 체력 충전이 가능했다.
프라이빗한 개인 공간
르네블루 패밀리 스위트 온돌룸이 가족여행 숙소로 좋은 이유는 침대방과 온돌룸이 구분되어 있고 각자 방으로 가서 개인적인 수면과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온돌룸에는 2개의 이부자리가 있어서 작은 아이들이라면 4인 가족이 한방에 머물 수도 있을 것 같다.
온돌방은 거실과 연결되어 있고, 이불은 두 채가 기본이다. 혹시 이불이 더 필요하다면 추가 요금을 내고 요청이 가능하다. 물론, 더더욱 프라이빗한 침실도 있다. 퀸사이즈의 적당한 베드, 벽걸이 TV, 테라스와 연결된 오션뷰가 있고, 큰 욕조가 있는 아주 넉넉한 화장실이 있어 한 가족이 완벽히 분리될 수 있는 구조이다.
안방 화장실이 워낙 공간이 넓고 샤워와 욕조가 분리된 구조다 보니 바다에서 돌아온 아이들과 부모가 한 번에 들어가서 씻는데도 어려움이 없었다. 물론, 화장실은 현관 쪽에도 하나 더 있어서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거실 화장실에는 욕조는 없지만 제법 넉넉한 공간에 샤워 부스가 있다. 덕분에 물놀이에서 한꺼번에 돌아온 여러 가족들이 각자 나눠서 빠르게 재정비를 하고 식사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단체 여행에서 시간엄수가 중요! ㅋ)
아쉬운 점과 유의 사항
르네블루에서는 일회용 제품들이 제공되지 않는다. 사실, 난 이런 정책에 찬성이고 개인용품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해 불편은 없었지만, 많은 이들이 호텔 어메니티를 선호하거나 모든 것이 구비된 것을 좋아하니까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욕실의 샴푸, 바디워시 등의 세면용품은 다회용으로 구비되어 있고, 칫솔 등이 필요하면 구매를 해야 한다.
르네블루가 신생급 호텔이지만 워낙 많은 이들이 다녀갔는지 몇 가지 기대 이하의 객실 상태가 보였다. 가장 찝찝한 건 패브릭 소파의 얼룩! 윽~~~! 우리 가족만 쓰는 것도 아니고 누가 썼을지 모르는 가구에 이런 자국은 더 불호다! 이걸 발견하고 나서는 괜히 다른 데는 괜찮은지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게 되었다.
여름휴가철에 쉴 새 없이 손님이 몰려들다 보니 정비할 시간이 없었나? 이런 디테일에서 진짜 만족도가 올라가는 건데.. 아쉽다. 한 가지 더 불편했던 점은 냉장고가 너무 작았다. 기본 스탠더드 룸에 있는 정도의 미니 냉장고였는데, 큰 음료수 병이 들어가질 않는다. 가족여행이다 보니 음료수나 생수도 큰걸 구입하게 되었는데, 생각지 못한 불편 TT
참고로 객실에 반입할 수 없는 음식에 대한 안내문도 있었다. 고성 바닷가에 오면 대게나 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것들이 은근히 냄새가 심해서 반입할 수 없고, 탕과 찜도 안된단다. 취사를 금하는 숙소에서는 대부분 이런 규칙을 내세우고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속초, 고성에는 맛집이 넘쳐나니까 그냥 식사는 맛집에서 하는 걸로~
추가로, 2024년 8월 기준으로 아쉬운 점은 해변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뭔가 더 근사한 걸 만들려고 하는지 공사 장비들이 보여서 로비에서 바라보는 바다뷰가 좀 거시기하다. 다만, 원체 바다가 넓기 때문에 해수욕을 할 때는 공사현상을 피해서 놀만한 공간은 충분하다. 내년에는 좀 더 근사한 풍경으로 재정비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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