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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집

자코모 가죽 소파 & 로코코 원목 소파, 11년 째 불만인 거실 인테리어

by 김소보로 2024. 8. 29.

11년 전 결혼을 하면서 내 손으로 처음 거실 소파를 구매해 보게 되었는데, 나름 엄청 알아보고 다녀보고 구입한 첫 소파는 자코모 가죽 소파였다. 어렵게 남양주 본점 매장까지 찾아가 구매했건만,  막상 우리 집에 배송되지 마자 마음에 들지 않아서 며칠 뒤에 혹시 반품이 가능한지 문의까지 했더랬다. ㅋ 반품은 불가능했고, 꾸역꾸역 7,8년쯤 쓰다가 이사를 핑계로 겨우 새로운 로코코 원목 소파를 샀는데, 분명 내가 직접 보고 골랐는데도 또 후회하고 있다. 아놔 TT  마음에 드는 소파는 내 생애 언제쯤 가지게 될까? 이 글은 11년 때 후회만 하고 있는 나의 거실 소파 구매 후기이다.  

 

거실 인테리어
단정한 거실 인테리어

애매한 초코 브라운 가죽 색상 금지!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왜 그랬을까 싶다. 아마도 혼수 보러 다니는 게 너무 힘이 들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쇼핑하는 게 즐거웠지만 이집저집 다니며 남편과 의견 조율하는 데 지쳐 버려서 남양주 자코모 매장에 들렀을 때 적당한 가격대의 침대 프레임, 매트리스, 소파, 거실장까지 그냥 한 번에 계약을 해버렸다. 특히, 소파는 블랙을 원했는데 재고가 없다길래 비슷해보이는 브라운으로 선택했는데, 정말 두고두고 후회하는 포인트다. 원하는 게 블랙이면 그걸 끝까지 기다렸어야 했는데..

자코모 가죽 소파
11년 전 구매한 애매한 컬러의 자코모 브라운 가죽 소파

 

블랙은 어둡지만 모던한 느낌이 강해 인테리어가 더 쉽고, 애매한 브라운 컬러는 인테리어 콘셉트 잡기가 진짜 어렵다. 첫 신혼 집이 오래된 빌라였는데, 낡은 집안에 초코 브라운 가죽 소파가 들어오니 집이 한층 더 칙칙해 보였다. 신혼 집에 놀러 온 친구가 결혼 10년 된 중년 부부의 집 같다고 굳이 소감을 밝혀줬는데, 그런 분위기를 만든 일등 공신이 소파일 것이다.

 

이후 깔끔한 신축 빌라에 이사를 하고 나서야 칙칙한 느낌이 많이 상쇄되었지만, 모던한 소파였다면 거실 인테리어 분위기가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떠나질 않았다. 

 

로코코 샹베리 소파
같은 공간 다른 소파, 로코코 소파 샹베리 4인용

 

난 자코모 소파의 디자인이 싫었지만 남편은 허리가 불편하다는 불만이 있었다. 서로 다른 불만으로 자코모 소파를 버리고 새 소파를 탐색하기 시작했는데, 난 디자인 위주로 고르고 남편은 실용성 위주로 찾고 있었다. 사실, 내가 원했던 것 좀 더 모던한 디자인의 패브릭 모듈 소파였는데, 내가 데려간 매장에서 남편은 보기만 예쁘고 기능이 떨어진다고 이것저것 트집이 많았다. 몇 번이나 퇴짜를 맞아 약간 지칠 때쯤에 남편이 데려간 곳이 바로 로코코 소파 매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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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후회, 로코코 원목 소파  

로코코 소파들은 전체적으로 할머니 집에 놀러온 것 같은 약간 올드한 느낌이 있었지만, 왠지 포근하고 코지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남편이 허리가 아주 편하다고 너무 만족스러워해서 나도 모르게 긍정 회로를 돌렸는지도 모른다.

 

로코코 소파들은 기존 우리 소파보다 좀 더 탄탄한 느낌이 있었고, 일단 남편이 편하다고 하니 결국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골라보는 것으로 결정했다. 지금 생각하니 마음에 쏙 드는 게 아니었는데, 왜 그 매장에서만 고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남편과의 의견조율이 지쳤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소파 쇼핑이 실패한 원인은 남편인가??? 

로코코 샹베리 소파
커스터마이징으로 구입한 로코코 소파 샹베리 4인용

 

로코코 소파에서 내가 고른 제품은 샹베리 4인용이다. 로코코 소파는 원목이나 방석 재질, 컬러를 내마음대로 골라 주문 제작을 할 수 있었는데, 샹베리의 원래 디자인은 등받이가 엄청 낮은 형태라서 남편이 또 싫어했다. (이놈의 남편! 남편!) 그래서 등받이를 더 높은 형태로 바꾸었고, 난 패브릭을 원했고 남편은 가죽을 원해서 좌방석은 천연 소가죽, 등받이는 패브릭으로 만들어 혼종 콤비 소파가 우리 집에 배송되었다. 

 

가죽과 패브릭은 최대한 비슷한 컬러로 맞추었지만 똑같지는 않아서 일체감은 떨어진다. 패브릭은 분리 세탁할 수 있어 좋았는데 색상이나 소재에서 만족감이 떨어졌다. 로코코 소파는 뭔가 괜찮은 것 같으면서도 채워지지 않는 20% 정도 부족한 무언가가 있다. 

 

로코코 소파 주문제작
등받이는 패브릭, 좌방석은 천연 가죽으로 주문 제작 가능

 

장점도 있다. 일단, 로코코 소파를 사용하고 나서는 남편이 허리 아프다는 말이 없다. 그리고 슬림한 원목 프레임 덕분에 4인용이지만 총너비가 3m가 안돼서 거실 벽을 꽉 채우지 않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디자인이 심플했고 특히, 샹베리의 옆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드는 포인트인데 이 부분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로코코 원목 소파
원목 프레임 위에 방석이 올라간 구조

원목 소파 구매시 고려사항

만약에 3번째 소파를 구매한다면 원목 소파는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로코코 샹베리를 쓰면서 원목 소파의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단점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원목 프레임이 너무 아프다. ㅋㅋ 팔을 기대도 아프고, 다리를 올려도 아프고, 지나가다가 부딪치기라도 하면 눈물 핑 도는 아픔이 있다. 소파는 앉는 게 아니라 이리저리 드러눕는 곳인데, 단단한 원목 프레임이 수시로 살에 베인다. (난 피부가 민감하고 엄살이 심한 편이다 TT)

원목소파 단점
팔걸이에 무릎담요를 덮어두었더니 좀 편하다

 

또, 청소기를 사용할 때나 이사를 할때 나무가 너무 쉽게 찍히는 단점이 있었다. 원목의 겉과 속이 같은 컬러이면 이 점을 조금 넘길 수 있는데, 로코코 상베리는 초코색으로 도색한 나무라서 찍히면 원래 나무색이 드러나고 터덜터덜한 나무 가시도 생긴다.

 

거실 테이블도 원목인데 좀 더 고급스러운 북미산 오크 소재이다 보니 퀄리티 차이가 확 느껴졌다. 거실 테이블은 찍혀도 가시 따위는 없고 얼룩처럼 다른 색상이 드러나는 일도 없는데, 로코코 샹베리의 프레임은 좀 더 저렴한 수종의 원목이라 좀 더 약하고 좀 더 지저분하달까? 아놔, 전혀 예상치 못한 단점이었다. 

원목 소파 단점
원목 프레임이 너무 아프고, 청소기에 부딪혀 엄청 까인다

 

원목 소파를 고를 때는 주변 원목 가구들과의 색상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집 거실에는 무늬목 거실장과 원목 거실 테이블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데 모두 밝은 오크 컬러이다. 그런데, 어두운 컬러의 원목 프레임 가구가 매치되니 나무색이 다채로워지면서 단정한 느낌이 저해된달까? 애매하게 집합된 다양한 색상의 원목들이 영 거슬려서 거실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3번째 소파를 구매한다면 아예 다른 질감의 스틸이나 가죽, 패브릭 소재로 단색을 고를 것이다.

거실 인테리어
각각 뉘앙스가 다른 톤을 가진 원목 가구들의 충돌

소파 전문 브랜드 자코모 & 로코코 소파

나의 첫번째 소파 자코모와 두 번째 소파 로코코는 모두 튼튼한 제품임에는 틀림없었다. 나름 소파 전문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알아보고 구매를 해서 그런지 제품의 내구성은 둘 다 너무 괜찮은 편이다. 7년 이상 사용한 자코모 소파는 대형 폐기물신고를 하고 집 앞에 내놓자마자 누군가 기다린 듯이 가져가 몇 시간 만에 사라져 버렸다. ㅋㅋㅋ 질이 떨어진다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분위기와 인테리어 콘셉트에 맞지 않았을 뿐이다.

 

자코모 소파와 세트로 구입했던 스툴은 아직도 너무 짱짱해서 도저히 버릴 수가 없었는데, 새 소파와 비슷한 컬러로 커버를 씌웠더니 한결 분위기가 좋다. 역시, 색상이 문제였나 부다. 어정쩡한 초코 브라운 금지!! 절대 금지!

소파 스툴 리폼
구입한 지 11년 된 자코모 소파 스툴 리폼

 

또 이사를 하다보니 가구 자체보다는 벽과 바닥 등 공간 분위기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다. 지금 로코코 소파도 블루색 벽지가 있었던 예전 집보다는 베이지 톤의 타일 벽이 있는 지금 집에서 좀 더 잘 어우러지는 기분이 든다. 다음 소파는 공간의 분위기, 매칭할 기존 가구들의 톤을 잘 고려하여 더욱 신중하게 들일 계획이다. 몇 년 후에나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의 실패 경험을 밑거름으로 3번째 소파 쇼핑은 반드시 성공하고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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