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 있는 아일랜드 조리대는 항상 깨끗하게 비워두는 게 제일 좋지만, 좁은 주방에서 아일랜드 공간을 비워두면서 쓰기가 참 쉽지가 않다. 특히, 이번에 이사오면서 커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그동안 로망이었던 홈카페 공간을 꼭 꾸미고 싶었는데, 살림 정리하다보니 마땅한 자리가 나오질 않았다. 정수기 옆에 꾸밀 수도 있었지만, 왠지 구석에서 커피를 내리는 건 기분도 안나고 멋도 없는것 같아서 큰 마음 먹고 주방 아일랜드에 홈카페 공간을 꾸며보기로 했다.
원목 가림막으로 만든 감성 홈카페
주방 아일랜드 조리대를 홈카페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드 가림막이 아주 요긴했다. 나중에 이사를 하게 되면 처치 곤란일까봐 계속 구입을 미루고 미루고 있었는데, 결국은 구매하고 말았다. ㅋㅋㅋ 막상 해놓고 보니 그동안 뭐하러 끙끙 고민했나 싶게 이렇게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 (행복은 나중에가 아닌 바로 지금! 이라고 외쳐본다)
아일랜드 가림막은 원목 우드 프레임에 모루 유리로 만들어진 것을 골라서 모던한 주방에 감성 한 스푼을 더했달까? 처음에는 유리가 다 비춰서 결국 지저분한거 똑같은거 아니야? 라고도 생각했는데, 차이는 있었다. 비치는게 계속 신경이 쓰이면 안쪽에 화이트 린넨 패브릭을 커튼 처럼 덧대줄 각오까지 했는데, 집기들을 유리에 딱 붙이기 보다는 약간 띄워서 배치하면 그닥 지저분한 느낌이 없다.
가림막을 설치하면 주방을 바라볼 때도 정돈된 느낌이 들지만 가림막 안쪽에서 바라보아도 뭔가 벽이 생겨서 좀 더 아늑한 느낌이 든다. 약간, 바리스타 혼자 운영하는 작은 개인 카페 느낌이랄까? ㅋㅋ 남편이 이 공간에 서서 커피를 내리면 카페 같은 분위기는 더욱 배가된다. 가림막 하나로 주방이 단정하게 정리되서 나도 만족스럽고, 자신만의 카페가 생긴 남편도 대만족하고 있는 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아일랜드 가림막 구매 시 유의점
아일랜드 가림막을 고를 때는 우선 사이즈를 잘 생각해야 한다. 가림막 밖으로 물건이 나오게 되면 결국 지저분한 아일랜드가 되기 때문에 진짜 올려두어야 할 집기들만 최소한으로 먼저 추려내고 그것들을 잘 배치해 본 다음에, 가림막 사이즈를 결정하는 것이 포인트다. 즉, 가림막 안으로 모든 물건들을 집어 넣을 수 있는 사이즈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집은 홈카페를 위한 원두 그라인더와 원두 보관통, 모카 포트와 필터가 꼭 필요했고, 아침마다 자주 쓰는 토스터기와 먹다 남은 빵이나 과자, 과일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함도 아일랜드에 두는 게 가장 편했다. 이들을 먼저 아일랜드에 매치한 다음 가로 길이를 재어 보았더니 900mm 사이즈면 적당할 것 같았고, 미리 계산을 해두었기 때문에 주문 후에도 사이즈 실수가 없었다.
또, 가림막이 아일랜드를 가득 채우지 않는 것이 훨씬 예쁜 것 같다. 아일랜드 길이의 50~60% 정도만 가림막을 해야 적당히 분위기도 있으면서 식탁과 연결되는 개방감도 생기기 때문이다. 가림막을 하지 않은 아일랜드는 항상 깨끗하게 비워두고 다른 작업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불편함이 없다.
사이즈가 결정되면 디자인을 골라야 하는데, 시중에 상품들을 보니 화이트, 밝은 원목, 어두운 원목 프레임이 있었고, 철제로 된 가림막들이 있었다. 화이트로 하면 깔끔한 느낌이 좋았겠지만, 홈카페를 위해서는 감성 한스푼이 필요해서 어두운 원목 프레임을 골랐다. 카페도 모던 콘셉트와 감성 콘셉트가 있지 않냐? 요건 개인 취향으로 고르면 될 것 같다. 다만, 새로운 가구나 큰 소품을 들일 때에는 기존 집기들의 분위기가 어우러지는 게 중요하니 함께 체크할 필요가 있다
내가 구입한 제품은 브로우드의 아일랜드 가림막인데, 형제끼리 운영하는 개인 공방이었다. 오크와 월넛 톤으로 목재를 고르고 원하는 사이즈에 맞추서 아일랜드 가림막을 주문 제작할 수 있는 곳이다. 주문 후에는 2주 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나무의 거슬림이 없고 짜맞춘듯한 이음새 등으로 매끄러운 제품을 받아볼 수 있어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우리집 카페 콘셉트에 맞게 감성 뿜뿜인데, 포인트로 장식해 놓은 귀여운 엽서처럼 행복이 가득한 주방이 완성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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