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나온 맛집들이 어디 한 두 군데겠냐만은 우리 시경 오빠가 추천하는 집은 못 참지~ 성시경 먹을텐데 속초 편에 소개된 식당들이 다 가고 싶었지만, 특히 전원식당이 가장 궁금했다.
다 유명해지고 유튜브를 보게되어서 밥 한번 먹기가 진짜 어려웠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 사람이 제일 없을 것 같은 평일날 오전 일찍 방문해서 점심시간에 들어갈 수 있는 입장 번호표를 받았다. 야호~! 그렇게 만난 전원식당의 돼지 두루치기는 전국민이 다 알 것만 같은 그런 맛인데, 또 이게 자주 맛볼 수 있는건 아니야~ 기본인데 기본이 잘 되는 데가 흔치 않아, 뭐 이런 느낌이다.
속초 관광지 속 로컬 분위기 가득
속초가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다 보니 세련되고 풍성하고 비싼 식당들도 참 많은데, 전원식당은 회사 앞 점심 식당 같은 (아니 그것보다 더 시골 같은) 느낌의 매우 로컬스러운 분위기가 매력이다. 횟집, 게집, 생선조림 집 등 다양한 식당이 즐기한 동명항 거리에 위치한 작은 식당인데, 전원식당도 장치조림이 유명한 곳이었다고 한다.
성시경도 장치조림 맛집으로 소개받고 갔다가 재료가 소진되어서 돼지 두루치기를 먹게 되었고, 두루치기는 전원식당의 대표 메뉴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식당에 도착하면 입구에서 손님을 관리해주는 여직원이 있었고 번호표를 받은 후, 오라는 시간에 도착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인원수대로 두루치기 메뉴가 세팅된다. 장치조림은 품절인가요? 심히 궁금하다.
새콤한 김치와 두툼한 생고기의 조화
특별한 음식을 먹는 것도 아닌데 자리에 착석하자 마음이 설렌다. '드디어 먹어보는구나' 이미 밑반찬들이 세팅되어 있었는데, 하나하나 다 맛이 좋아서 더욱 기대감은 상승, 또 상승
드디어 나온 성시경 두루치기! 새콤한 김치와 숭덩숭덩 썰어 넣은 두툼한 돼지 생고기를 볶아서 나오는 요리인데, 김치와 돼지의 조화는 완전 기본이긴 하지만 기대에 부합하는 맛있는 맛이다. 김치는 두루치기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인데 과한 양념 없이 잘 어울렸고 약간의 새콤한 느낌이 좋았다.
원래 강원도 전통 음식들은 간이 좀 약한 편인데 반해 전원식당은 전체적으로 간이 좀 쎈편이다. 돼지 두루치기는 밥하고 먹기 딱 좋긴 한데, 흰쌀밥을 한없이 부르는 맛이고 된장찌개가 너무 짭조름해서 같이 먹기는 좀 부담스러웠다. 김이나 계란말이라도 하나 있었더라면 진짜 맛있는 한 끼가 되었을 것 같다. 된장찌개만으로도 완성도 있고 너무 맛있었는데 많이 먹을 수 없어서 다 남기고 온 게 참 아쉽고, 미안하다.
김치 두루치기와 영혼의 단짝인 흰쌀밥은 밥 자체로도 윤기 나고 단맛이 도는데, 강원도에서 수확한 오대쌀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식당 바닥에 여 보란 듯이 쌀포대가 쌓여 있었는데, 사실 쌀뿐만 아니라 김치통들도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게 위생적으로 보이진 않았지만 좁은 식당에서 손님이 미어터지자 임시방편으로 그렇게 하시고 있는 듯하다. 바닥 청소도 깨끗하게 되어 있어서 실제로 아주 비위생은 아닐 듯하니 안심!
사실, 오대쌀을 쓰는 게 전원식당만의 특징은 아니다. 속초, 고성 쪽에서 맛집들을 방문해 보며 밥맛이 참 좋다고 느끼는데, 그런 집들은 대부분은 강원도 현지쌀을 쓰고 계신다. 밥집 하면서 가장 기본인 쌀에서 꼼수를 부리지 않는 모습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 국산쌀에 두툼한 돼지 두루치기, 맛깔난 밑반찬에 된찌까지 한 끼 식사를 하는데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이래서 많은 이들이 아직도 전원식당을 방문하는 것 같다. 두루치기는 포장도 된다고 하니 대기가 힘들다면 숙소에서 편안하게 즐겨도 좋을 것 같다. 숙소에서 계란 프라이 할 수 있으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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