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맛집을 검색하다 보면 <낙산 귀신고래>라는 식당이 검색된다. 뭐? 무슨 고래? 오타가 아니다, 정확히 귀신고래다. 이름이 너무 특이한데, 고래 고기 파는 집도 아니요, 귀신 나오는 집도 아니다. 미역국을 주문하면 한상 든든하게 차려주는 한식집인데, 캐주얼한 한정식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양양이지만 속초와 가까운 쪽이라서 양양이나 속초로 여행하면서 한 번쯤 들러도 좋을 집이다.
미역국만 고르면 계절 반찬이 자동 세팅
낙산 귀신고래는 미역국 한상차림 집이기 때문에 미역국을 입맛대로 고르면 된다. 전복, 한우, 홍게, 황태, 조개 미역국이 있고, 미역국이 아닌 메뉴는 뚝배기 전복죽을 시킬 수 있다.
우린 뚝배기 전북죽과 평소에 먹어볼 수 없는 홍게 미역국을 하나 주문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홍게 미역국은 별로다 ㅋ 홍게의 시원한 국물맛이나 달큰한 게살맛은 없었고, 그냥 큰 홍게가 국그릇을 장악한 멋있는 비주얼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짐작컨대, 미역국은 기본 베이스로 끓여두고 주 재료만 따로 첨가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국물까지 재료의 맛이 베이기는 좀 어려운 듯. 홍게 먹고 싶으면 그냥 게집으로 가는 걸로~
뚝배기 전복죽은 꽤 괜찮았다. 건더기도 많고 뚝배기에 담겨서 끝까지 따뜻하게 잘 먹을 수 있었다. 이곳을 방문한 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전복죽 한 그릇이 정말 제격이었다.
낙산 귀신고래의 포인트는 아마도 기본 반찬일 것이다. 매장 간판에도 11첩 반상이라고 자신 있게 내세우고 있는데, 정말 근사한 반찬상이 미역국보다 먼저 나온다. 가짓수만 채운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제법 맛깔난 것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생선구이가 정말 맛있었는데, 속초 양양에 흔하디 흔한 생선구이집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이 집은 고등어구이와 김치찌개를 함께 파는 식당을 했어도 성공했을 것 같았다. 맵거나 짜지 않고 간이 적당하면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채소 반찬들도 구색이 잘 갖춰져 있는데, 찐거 무친 거 빨간 거 하얀 거 다양한 맛을 느끼기 좋은 한상이다.
귀신고래 방문 시 유의점
누구나 좋아할 것 같은 맛있는 한상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 같다. 주말에는 대기도 있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렇게 큰 식당은 아니어서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네비 찍고 가면 도로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고, 가게 앞에 바로 주차도 가능해서 편하긴 한데, 규모가 크지 않아 주차장도 금세 만차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 주의 사항은 단체 손님을 받기 어렵다고 한다. 테이블을 붙일 수 없어 4인만 입장이 가능한데, 5명이 방문한다면 2명, 3명 나눠서 앉아야 할 수도 있다.
왜 하필 귀신고래 식당일까?
이 집에서 가장 궁금했던 건 처음부터 귀신고래였다. 식당에서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고, 그저 고래의 종류인가 부다 정도만 인식을 했었는데 최근 귀신고래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최근에 고성 화진포에 해양박물관이 새단장을 하고 오픈하였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귀신고래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이걸 발견하고 어찌나 반갑던지~ 귀신고래는 예전에 동해안에 서식하던 대표적인 한국 고래였다고 한다. 1962년에 천연기념물 126호로 지정되었지만, 1965년 이후로는 동해에서 귀신고래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음.. 그랬구나~ 동해안의 귀한 상징이었다 보니 그걸 기억하기 위해 식당 이름을 그렇게 지으셨나 부다.
독특한 상호명과 친숙한 메뉴의 조화, 양양 낙산 귀신고래에서 경험한 맛깔나는 한상! 언젠가 다시 한번 찾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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