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생선을 굽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프라이팬에 고등어를 구우면 하루 종일 냄새가 빠지질 않고, 오븐에 구운면 오븐 청소 때문에 생고생을 한다. 생선을 종이 포일을 감싸서 팬에 구우면 냄새가 안 난다고 해서 시도해 봤는데, 아 글쎄! 종이 포일을 그렇게 사용하면 환경호르몬이 대방출된다고 하는 뉴스가 나오면서 종이포일을 그렇게 쓰지 말라고 하더라. 이런 이유들로 나는 노릇하게 구운 생선 한 마리에 이것저것 정갈한 반찬들이 차려진 생선구이집을 종종 찾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산으로 간 고등어>는 용인 고기리 맛집으로 검색하면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다. 이름이 너무 정감하고 이쁜 느낌인데, 방문해보니 생각보다 너무 큰 규모의 대기 인원도 어마어마한 소문난 맛집이었다.
선 주문서 작성, 대기 후 입장
평소 고기리 외식 타운을 종종 이용하는데,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어디에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내가 가는 숲 속의 고기리 외식타운이 아니라 용인 동천동의 아파트 단지 맞은편에 있는 대형 식당이었다. 도로명이 고기리여서 고기리 맛집으로 나오는 것 같고, 고기리 외식타운과도 멀지 않다. 대형 식당인 만큼 주차장도 널널함에도 불구하고 도로 맞은편에도 주차장이 마련된 걸로 봐서 평소 손님수가 매우 많은 것 같다. 오후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 있었는데, 평일 오후 5시에 방문했더니 많이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벌써 좌석이 꽉 차서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하는 게 놀라웠다.
이런 식당은 처음이었다. 들어가자 마자 카운터 맞은편에 있는 주문서를 먼저 작성해야 하고, 그걸 제출하면 대기 번호를 주는 시스템이다. 주문서 작성 공간은 마치 은행이나 공항에서 많이 본듯한 그런 느낌이 든다. 처음 갔으니 가장 기본으로 고등어구이를 체크하고, 대기표를 받아서 기다렸다. 그러면 진짜 은행처럼 대기 번호가 화면에 뜬다.
화덕에서 구운 생선과 즉석 조리되는 잡채
직원들은 우물쭈물하는 것이 없이 아주~ 접객을 많이 해 본듯한 티가 났다. 그 와중에 친절하시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좋았다. 대기 번호가 뜨면 자리 안내를 해주는데, 그전에 생수를 2인당 1병씩 먼저 주신다. ㅋㅋㅋ 좌석에 앉기도 전에 카운터에서 생수를 나눠주는 것도 모두 효율을 위한 것인 것 같다. 우리 좌석은 화덕 앞이라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기고 서빙하는 트롤리가 굴러다녀서 상당히 어수선했다. 식사하는 환경으로는 꽝이었지만, 덕분에 오픈 키친을 구경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생선구이집 느낌 보다는 약간 한식 뷔페 같은 느낌이 든다. 화덕을 중심으로 한 오픈 키친이 있는데 이곳에서 생선구이와 제육볶음이 나오고, 무엇보다 누구나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는 즉석 잡채 코너가 있어 인상 깊다. 잡채에는 별다른 재료가 없는데 간이 딱 맞고 바로 조리되어 당면이 불지 않아 너무 맛있다. 아마 이 집의 킥은 즉석 잡채가 아닐까 싶다.
정갈한 분위기의 셀프 바
주문표를 미리 작성하고 자리 안내를 받은 만큼 앉자마자 큰 대기 없이 바로 음식이 나왔다. 고등어 2인분을 주문했는데 달랑 두쪽이고, 노르웨이 산이다. 그 외 반찬들이 정갈하고, 부족하면 기다릴 것 없이 셀프로 추가할 수 있다. 보통 사람많은 뷔페식당에 가면 음식이 좀 너저분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는데, 셀프바의 음식 모습이 매우 정갈해서 인상 깊었다. 아마 브레이크 타임 직후에 입장해서 아직은 흐트러질만한 시간은 아니었다 부다.
맛은 전체적으로 슴슴한 정도라서 크게 호불호는 없을 것 같다. 생선은 조금 짭짤하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요즘 워낙 심심한 걸 추구하니까 이렇게 하신 듯. 대신 간장과 와사비 소스가 자리에 비치되어 있어서 그걸 찍어 먹으면 훨씬 맛있어진다. 반찬 맛도 사실 별거 없긴 했지만 워낙 정갈하게 나와서 기분이 좋다. 가장 맛있는 반찬은 단연 잡채!
밥도 잡채도 반찬도 모두 추가가 가능하니 일단 식당에 들어온 분들은 본인 양에 맞게 충분히 식사를 하고 갈 수 있는 공간이다. 잘되는 식당의 후한 인심이 느껴져 기분좋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자리에 따라서 식사 환경이 좀 어수선할 수 도 있고 좀 더 만족도가 높을 수도 있겠다. 미어터지는 인기에는 이유가 있었고, 나도 다시 한번 조용한 시간을 노려서 방문해 보고 싶다. 만약, 산으로 간 고등어를 방문했는데 너무 많은 대기 인원이 있다면 바로 인근에 이용할 수 있는 다른 식당들도 여럿 있어서 헛걸음이 되지는 않을 것 같으니 한번 도전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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