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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머물다

강남역 가족 외식 모임 한정식 감선호취, 예약 시 유의점

by 김소보로 2023. 12. 19.

아버님 생신날을 맞이해 강남역 한정식집으로 유명한 감선호취에서 온 가족이 식사를 했다. 고맙게도 아주버님이 예약을 하셨는데, 후기가 아주 좋았고 연말이라 예약도 아주 어려웠다고 한다. 처음 가보는 식당이라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방문을 했는데, 주차장부터 재난이 펼쳐졌다. ㅋㅋ

낡고 좁은 감선호취 건물 주차장

감선호취는 '서초삼성쉐르빌2'라는 빌딩에 입주해 있는데, 강남역에서 연식있는 건물들은 주차장이 쾌적하지 못하기 때문에 각오는 했지만, 막상 방문해 보니 낡고 좁은 분위기에 약간 긴장이 되었었다. 자리가 없어 지하 4층까지 내려가고 있었는데, 올라가는 차와 내려가는 차 사이를 두툼한 벽이 막고 있어 좁은 공간이 더 좁게 느껴졌다. 천천히 조심했지만 결국 기둥에 차를 긁고 말았다. 뜨쉬~! 

감선호취 주차장에서 긁혀버린 나의 넥쏘 TT


그 기둥은 이미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수많은 흔적이 있는 그런 기둥이었다. 주차관리인 아저씨 말씀으로는 좀 크게 돌아야 한다고 하시던데... 웃기는 건 크게 돌 공간자체가 없다는 것! ㅋㅋㅋㅋ 이 일로 남편은 그날 기분이 아주 엉망이 되었고, 자신이 차를 긁었다는 자책감에 하루 종일 괴로워했다 ㅋㅋㅋㅋ 주차가 가능은 하지만 차 없이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식당에 좀 일찍 도착한 탓인지 식사 마치고 바로 나가는데도 추가 주차비를 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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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럽고 프라이빗한 실내 분위기

 
가족 모임에서 중요한 건 룸이 있느냐 없느냐를 자주 보게 되는데, 예약 때 마지막으로 딱 하나 남았다던 룸은 고급 중식당 같은 분위기였다. 대형 원형 테이블이 있어서 7명이 아주 널찍하게 앉을 수 있었고 서로 얼굴을 마주 볼 수 있었어 좋았다. 룸 내부에는 의류관리기도 비치되어 있어서 신경을 많이 썼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런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급다운 시키는 요소가 있었으니! 이 추운날에도 날아다니는 날벌레들! 아놔~

중식당 분위기가 나는 감선호취의 룸

 
대체 어디서 들어온 벌레인지 여기가 집인지 모를 날벌레들이 식사 공간에 출몰해서 위생관리에 급 의문이 생겼다. 밥맛도 떨어지고 애고 어른이고 이 벌레를 잡느라 한동안 매우 어수선 TT 음식은 코스로 전개되기 때문에 수시로 음식 서빙이 들어오고, 회전판은 이리저리 돌아가고, 벌레도 잡아대느라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한정식은 그냥 평범한 테이블에서 정갈하게 차려서 먹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룸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중식당 같은 이 룸은 비추! 하고 싶다. 

회전판이 있는 대형 원형 테이블

 

감선호취의 '감선' 코스(5만 원) 메뉴 보기 

음식의 맛은 총평하자면 아주 괜찮은 편이었다. 이곳 후기에는 심하게 극찬하는 분들도 많던데 나도 주차도 잘하고 룸도 잘 골랐으면 나도 만족하면서 먹었을 것 같긴 하다. 인당 5만 원짜리 '감선' 코스를 먹었는데, 감선 코스에는 죽과 동치미가 개인적으로 서브되고, 이후 애피타이저 형식으로 구절판, 약선잡채, 두부 카프레제 샐러드, 연어회가 서브된다. 

가장 먼저 나온 카프레제, 약선 잡채, 구절판

 
사진에 보이는 양은 아마 3인분인 것 같다.(7인인데 같은 음식이 2 접시씩 나왔기 때문) 인당 한 젓가락씩 맛을 볼 수 있다. 카프레제는 모차렐라 치즈와 토마토를 함께 내는 서양 음식이지만, 감선호취에서는 연두부와 토마토를 함께 서브했다. 좋은 발상 같은데 별 맛은 없었다 ㅋㅋㅋ 잡채는 무난하지만 맘에 들었다.
 
약선 잡채라는 표현을 했는데, 우엉채를 넣어 디테일한 신경을 쓴 부분이 보였다. 우엉 잡채를 나도 만들어 본 적이 있는데 손이 많이 간다. 당면처럼 얇게 썰기도 힘들도 익힘도 다른 재료와 달라서 따로 데치거나 볶는 과정이 포함되기 때문인데, 이렇게 남이 해주는 우엉잡채를 먹으니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다. 구절판도 평소 먹을 수 없는 음식이라 반가웠고, 연어회는 개인적으로 먹지 않는데 어머님이 너무 신선하고 맛있다고 하셨다. 

감선호취 장어구이와 표고탕수

 
이후에 메인디쉬로 나온 음식들은 장어구이와 표고탕수, 파래전과 떡갈비가 있었다. 장어구이 사진을 보면 인당 딱 1조각임을 알 수 있다. ㅋㅋㅋ 난 장어를 안 먹어서 또 맛은 모르겠는데 다들 좋아했던 것 같고, 표고탕수는 이날 코스에서 워스트 메뉴로 꼽고 싶다. 버섯을 아주 좋아하는 편인데도 이제껏 먹어본 버섯 탕수 중에 가장 맛없는 음식 ㅋ
 

감선호취 파래전과 떡갈비

 
파래전도 무난하게 좋았고, 떡갈비는 이 코스에서 가장 훌륭한 베스트 음식으로 꼽고 싶다. 간이나 맛도 밸런스가 좋았지만 고기를 다져 넣은 그 질감이 아주 좋았다. 그저 뭉개놓은 고기 맛이 아니어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떡갈비를 먹은 느낌이라 이 식당의 저력을 느꼈달까? 이제 보니 음식의 담음새도 품격 그 자체다. 하지만 1인당 1조각만 먹을 수 있어서 약간 아쉽ㅋ

감선호취 불고기 단품 메뉴

 
코스메뉴 이외에 일품 메뉴도 추가로 주문했는데, '콜라겐 불고기 철판'으로 4만 원이다. 담음새도 좋고, 간도 좋고 맛은 평범했는데 약간 가격 대비로는 양이 적은 게 아닌가 싶다. 원산지는 모르겠지만 한우여도 4만 원이면 좀 더 줘도 될 것 같은데... 아쉽고, 이미 코스 메뉴에 불고기 전골이 있어서 굳이 추가하지 않아도 되는 메뉴였던 것 같다. 

감선호취 코스 마지막 메뉴

 
요리들이 끝나고 나면 1인당 곤드레밥이 개인적으로 서브된다. 밥은 돌솥밥으로 아주 잘 지어진 윤기 나는 밥이고, 기본 찬으로 나오는 명란젓에 비벼 먹으니 꿀맛이었다. ㅋㅋㅋㅋ 밥을 먹고 났더니 이제야 좀 잘 먹은 기분도 든다. 아참! 이거 먹고 나서도 한과랑 음료가 디저트로 서브된다. 여기까지 정리하다 보니 무척 괜찮은 메뉴 구성과 코스였던 것 같은데 왜 먹고 나서는 큰 임팩트가 없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처음부터 차를 긁어먹어서 너무 충격이 컸나 보다.
 
음식만 봐서는 한번 더 방문해 보고 싶은데, 룸을 다른 곳으로 잡고 차는 되도록 다른 곳에 세울 것 같다. 주차와 룸 형태만 신경쓴다면 가족들 외식이나 연말 모임 장소로 훌륭한 식당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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