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흔하디 흔한 냉장고장 2개가 나란히 있다.
양문형 냉장고 2개가 들어가면 딱 맞는 사이즈인데, 두 식구인 우리 집은 소형 김치 냉장고를 가지고 있어서 냉장고장 한쪽이 애매해진다. 공간이 넓고 주방 중심에 위치해서 동선도 가장 좋은 곳인데 작은 김치 냉장고만 덜렁 두자니 남는 공간이 너무 아까웠다. 문을 달아서 수납장으로 써볼까 장을 짜 넣어야 하나 냉장고장 리폼 방법을 궁리하다가, 튼튼한 철제 앵글을 활용해 수납장, 홈바 등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멀티 공간으로 좁은 주방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튼튼하고 실용적인 철제 앵글 선반장
냉장고장 공간을 활용하고 싶을때 좋은 아이템으로 철제 앵글 선반장을 추천하고 싶다.
보통은 자잘한 물건들이 많은 다용도실을 정리할 때 사용하는 철제 앵글 선반이지만, 과감하게 집안 한가운데 설치하기로 했다. 냉장고도 블랙이고, 주방 싱크대 상판도 그레이라서 거친 철제 소재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왜 그...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인테리어.. 그런 느낌적인 느낌.
사실 첨부터 컨셉 따위 없었고, 그냥 가장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공간 낭비 없이 딱 맞게 설치할 수 있는 가구를 찾다가 찾다가 못 찾아서 철제 앵글을 선택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냉장고장은 매우 깊숙하기 때문에 맞는 사이즈의 가구를 찾는 게 몇 년 전만 해도 진짜 어려웠다. 조립형 앵글은 높이도 너비도 조절 가능해서 다양한 공간에 딱 맞출 수 있고, 선반 간격도 조절 가능해서 내 살림에 맞게 활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게다가 철제라 무게를 견딜 수 있는 힘이 크기 때문에 소형 주방 가전들이나 무거운 냄비들도 안정감있게 수납할 수 있어서 활용도가 아주 좋다.
나중에 이사를 가거나 공간이 달라지더라도 사이즈 조절이 가능하고, 쓰고 싶지 않을 때는 최소 다용도실 선반으로 활용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앵글 값으로 십만 원 남짓 들었는데, 정말 후회 없이 알차게 잘 쓴 비용이 될 것 같다.
냉장고장 리폼으로 우리집 홈 바, 홈 카페 탄생
선반의 가장 메인 공간은 빈번히 사용하는 정수기와 물컵, 커피 등이 세팅되어 있는 우리 집 홈바이자 홈 카페다.
온 가족이 자주 사용하는 정수기는 편리한 위치에 있어야 하는데, 여기가 아니면 진짜 마땅한 자리도 없었다. 싱크대와 멀지 않아서 선을 당겨오기도 수월했고, 원래 냉장고장 자리이니 전선도 꽂을 수 있어서 '어쩜 이리 찰떡이야!' 정리하면서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높이도 남편과 내 키를 고려해 딱 사용하기 좋은 위치로 잡아서 선반을 두었다. 물컵과 커피를 두어 홈카페 느낌을 내보려고 했고, 매일 사용하는 좀 지저분한 영양제나 집게나 스티커 등 자잘한 용품들은 아래 선반에 바구니로 정리했다. 칼과 도마는 좀 생뚱맞지만, 싱크대에 따로 수납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여기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난 도마를 그늘진 싱크대 하부장에 보관하는 것을 싫어해서 어딘가에는 올려두어야 했는데, 이 공간이 없었더라면 이 많은 물건들을 다 어디로 보내야 할지 막막할 지경이다.
좁은 주방, 확 커진 수납력
오픈형 선반장을 사용할때는 물건 정리를 조금 신경 써야 한다.
자칫하면 산만하고 지저분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전시하는 것처럼 물품들을 보관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자주 사용하지 않은 큰 도자기 접시들을 선반 상단에 배치해서 오브제처럼 활용했고, 예쁜 냄비들은 수납장에 있을 때 보다 선반장에 수납하는 게 더 예쁘기 때문에 이곳에 두었다. 사이즈가 작은 냄비들은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해도 꺼낼 때 무게 부담이 없고, 자주 사용하고 뚜껑도 있는 제품들이라 먼지 쌓일 걱정도 덜하다. 도자기 그릇들과 예쁜 냄비들 덕분에 차가운 철제 앵글에 감성 한스푼을 더할 수 있었다.
물건을 정리할 자신이 없고 좀 더 깔끔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수납함이나 바구니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수납 바구니들도 라탄이나 원목 같은 제품들을 활용하면 좀 더 따뜻한 느낌이 더해질 것이고, 깔끔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심플한 디자인의 화이트 아이템들을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앵글도 분위기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 특히, 이케아에는 '이바르'라는 원목 앵글 선반장과 '요스테인'이라는 스뎅 분위기의 세련된 오픈 선반장이 있으니 참고해 보길 바란다.
잘 보이지 않는 하부에는 집에서 놀고 있는 플라스틱 서랍장과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이 있다. 주방 일을 하다 보면 플라스틱 포장재가 많이 나오는데, 싱크대와 가까운 위치에 분리수거함이 있어서 정리가 좀 더 쉬워진다. 냅킨이나 물티슈, 쓰레기봉투 등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은 서랍장을 활용하면 깔끔하게 수납이 가능하다.
'그릇 수납, 정수기 설치, 홈 카페, 분리수거함 정리까지! 이 많은 일을 한번에 해결하다니!'
두고두고 봐도 너무 잘한 결정이었노라 흡족한 나머지 남편과 나는 냉장고장을 철제 앵글로 리폼한 것이 자신의 아이디어였노라 아직도 다투고 있다. 누구 생각인지 뭣이 중한디~ 싶다가도 막상 이야기가 나오면 왜 지고 싶지 않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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